수도권신도시인 분당이 유통업계 최대격전지로 부상하고있다.

뉴코아 삼성물산 청구등 국내업체들 뿐만아니라 마크로 까르푸등
외국유통업체들이 분당지역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태로는 백화점 뿐만아니라 할인점 복합쇼핑상가등이 분당에
들어서고있다.

인구 40여만명의 분당지역 상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규모 유통업체
뿐만아니라 대형유통업체들마저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어두운 관측이
나오고있다.

현재 분당지역에 대형점포를 세웠거나 새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는
대형유통업체는 모두 10여개.

뉴코아 청구 삼성물산 성지건설 포스코개발 E마트 까르푸 등이 분당에
매장을 만들고 있으며 마크로와 프라이스클럽도 분당경계지역인 수지군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뉴코아는 지난해9월 분당 야탑역 인근에 백화점과 킴스클럽이 함께
들어서있는 야탑점을 열었다.

뉴코아는 또 서현역 인근지역에 추가로 백화점을 건립, 분당에 2개의
백화점을 운영키로 했다.

삼성물산도 올해안으로 서현역사 건설사업을 마무리, 대형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업태를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했으나 패션의류중심의
백화점쪽으로 가닥을 잡고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건설업체인 청구는 오는8월말 매장면적 1만평규모의 블루힐백화점을
개점, 유통업에 뛰어든다.

성지건설도 분당 구미동에 자동차용품 전자제품 가정용품등을 판매하는
복합판매시설인 월드유통센터를 98년3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할인점의 경우 뉴코아가 운영하는 킴스클럽이 백화점 진출과 동시에
매장을 내고있다.

신세계의 E마트는 올해말까지 건물을 완공,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네델란드계 유통업체인 마크로는 내년2월 매장면적 4천평규모의 매장을
만들기로 했으며 까르푸도 성지건설의 월드유통센터 지하층을 확보, 98년께
개점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계획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은 분당지역의 최대 유통시설로
등장할 전망이다.

3만9천평의 부지에 들어설 포스코 복합쇼핑몰은 10만평이 넘는 위락단지를
끼고있어 레저쇼핑복합센터로 자리잡게된다.

개발사업체인 포스코개발은 백화점 문화시설 각종 전문매장을 입점
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하반기중 분당복합쇼핑몰의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분당에 유통업체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신도시개발
주체인 토개공이 상업용지를 너무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총 6백만평인 계획토지중 5%인 28만평이 상업용지이며 이중 중심상업지는
15만평에 이른다.

도시규모에 비해 상업시설이 지나치게 많다는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분당신도시가 전철역을 따라 길쭉하게 뻗어있는 모양이라는 것도
대형유통업체로서는 불리한 입지조건이다.

"분당인구가 40만명이지만 실제로 한 점포가 영향력을 미칠수있는
상권크기는 7만~10만명 수준에 그칠것"(롯데백화점 노병용기획담당이사)
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유통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도시형태가
대형백화점이 들어서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서현역사 입찰에서
삼성물산에 뒤진 것은 굿미스테이크(Good Mistake)"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분당상권이 성장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인근 지역의 주민들을 흡수할 경우 1백만명 이상의 상권으로 커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세계 강성득사업개발팀상무는 "분당지역만을 볼 경우 인구에 비해
너무 많은 유통업체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남시나
수원시등으로부터 고객이 유입될 경우 거대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밀집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교통편의시설등이 제공될
경우 유통업체들이 제자리를 잡을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현승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