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탁제도를 개편하면서 배당률산정의 구체적인 내역공개를 위해
신탁보수를 공시토록했으나 대해 은행들은 고객과의 마찰을 우려, 공시를
기피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신탁보수율이 공시될 경우 고객과의
마찰과 은행별 경쟁격화가 예상된다며 이를 철회해줄 것을 은행연합회를
통해 정부에 요청했다.

은행간 신탁보수율 차이가 드러나게 되면 고객들의 민원이 제기될 우려가
있고 신탁보수 인하경쟁이 더욱 격화돼 은행수지를 악화시키게 된다는게
은행들 주장이다.

은행연합회와 은행실무자들은 신탁보수를 고객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신탁약관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탁에 가입한 고객들에게는 신탁상품별로 불균등하게 매겨진
신탁보수율의 구체적인 내역이 계속해서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신탁자금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신탁기간이 짧을수록 신탁보수율을
낮춰 단기성자금을 유치해왔으며 배당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신탁보수를
경쟁적으로 인하해왔다.

또 장기저축성상품인 적립식목적신탁에 대해서는 원본의 2%에 달하는
최고수준의 신탁보수를 받는 한편 월복리신탁등에 대해서는 0.3~0.6%
수준까지 신탁보수를 깎아주는등 상품별로 신탁보수율을 차등 적용해왔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신탁고객들에게 배당률산정의 구체적을 내용을 알리고
고객별 형평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탁보수율은 공개하되 신탁보수율의
하한선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