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연세대교수/경영학 >

건설교통부가 최근 96년 물류개선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물류비 감축없이는 국가경쟁력 강화에 큰 부담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행계획의 내용은 지역거점 물류시설확충, 시설운영 효율화, 물류표준화
추진, 종합 물류정보망 구축등을 통해 물류를 원할히 하는 한편 법령이나
제도개선등을 통하여 물류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시행계획은 우리나라의 물류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짜임새 있는
물류경쟁력 강화 매스터 플랜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그동안 건교부의 물류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국내의 물류후진성을
과감히 개선시키겠다는 담당자들의 투철한 의지의 표현이라 사료된다.

시행계획의 내용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아직 미약한 국내 물류수준을
향상시킬 수단으로 물류인프라의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전국 5대지역에 복합화물터미널을 건설, 물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종합
물류정보망으로 정보인프라를 갖춰 물류의 연계성을 강화시키려는 의도이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에는 물류거점 조차도 제대로 건설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화물은 거의 벌크화물 형태로 운송됨으로써 트럭과적문제, 하역의
비효율성등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복합화물터미널이 완공되면 화물의 컨테이너화와 하역의 편리성을
위한 팔레트의 표준화가 조속히 실현되어 화물이동의 편리성과 안정성의
향상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물류거점의 존재는 지역간의 체계적인 화물수송망 구촉,
공동수.배송, 철송, 연안해송의 확대로 이어져 공로상의 제증현상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복합화물터미널 건설에는 장기적인 관점
에서 지역간의 수요공급을 고려하고 거점간의 최적연계를 생각하면서 거점의
확충규모, 시기등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는 제언을 하고 싶다.

또한 물류거점망 완성과 아울러 종합 물류 정보망이 갖추어진다면 기업들의
물자흐름과 정보흐름이 완벽화돼 물류개선 효과는 지대해질 것이다.

그리고 화물발송지에서 목적지까지 EDI망을 통해 물류처리가 일류적으로
이뤄져 시간단축은 물론 물류서비스 차원에서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개별기업들의 물류정보시스템 체계가 대단히 미약한 현실에 이러한
종합 물류망은 물류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

그리고 건교부는 종합 물류정보망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종합물류정보망
전담사업자를 결정하더라도 전담사업자와 민간기업간의 조정자로서 기업들의
아이디어를 계속 수렴하여 물류 전과정의 내용이 완벽히 반영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한다.

이상에서 논의된 물류거점과 정보망이 완벽하더라고 정부는 물류의
전진화를 위해서 물류관련 법령, 제도절차 등도 간편화 시키고 더 과감히
규제완화를 시켜야 하다.

일례로 수출입과정을 보면 건설교통부 통상자원부 관세청 항만청등의 여러
부처가 개입되어 있다.

이런 경우 물류 전과정의 최적화 목표를 위해 정부기관들의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물류개선 취지에 역행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각 부처의 자존심이나 타부서와의 경쟁심리 때문에 물류 전체차원의 생각
보다는 담당업무만에 집착, 새로운 규정의 제정등을 꺼리는 경우등이 그것
이다.

이러한 특수한 환경때문에 기업의 물류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통합적인
물류법령이나 제도가 정착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국내물류의 또 다른 현실
이다.

이번 물류시행계획을 보면 건교부만의 물로제도 절차의 개선안 뿐이다.

물로경쟁력 향상을 위해 여러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법령, 제도, 절차등을
일원화 내지는 연계화시킨 법령시행노력에도 힘써 물류제도상의 선진화도
이루어야 한다.

사실 이렇게 될 때 물류관련법령의 규제완화 속도도 촉진될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간의 사안별 조정문제로 인해 규제완화가 안되는 법령이
많기 때문이다.

물류.유통업자들이 물류창고에 대한 세제및 토지용도변경 등에 있어서
제조업의 공장에 적용되는 수준의 혜택을 오래전부터 요구하고 있지만
계속 유보 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이상에서 논의된 물류지점망, 물류표준화, 국제물류 중심지 역할 강화,
물류기술혁신 및 물류전문인력 양성등이 그것이다.

다행히 법령개선과 규제완화, 물류거점 및 종합물류정보망 등이 뒷받침
된다면 다른 사안들은 그렇게 어려운 과제들이 아니라고 본다.

끝으로, 이번에 발표된 시행계획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 물류선진화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이 갖추어지면 물류개선의 자세 보다는 물류혁신의 자세가
저절로 우러나리라 생각한다.

그럼 정부의 물류혁신의 자세는 무엇일까.

기업을 고객으로 생각하며 고객만족경영을 하려는 서비스정신으로 똘똘
뭉쳐진 자세가 아닐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