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구단이 이창호 칠단을 223수만에 흑불계승으로 누르고 제3기
한국이동통신배 결승 5번기 제1국에서 승리했다.

2기연속 이창호 칠단에 패해 배달왕 등극에 실패했던 조훈현 구단은
이날 승리로 타이틀 획득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배달왕기전 결승에서 조훈현 구단과 이창호 칠단의 세번째 만남은
한마디로 "피나는 열전"이었다.

엄청난 바꿔치기가 일어나는 등 변화무쌍한 바둑으로 한치앞의 예상을
불가능하게 했다.

양화점으로 대국을 시작한 두 기사는 근래 보기드문 싸움바둑으로
우열을 점칠수 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백을 든 이창호 칠단은
초반에 약간 밀리다다 우하귀의 성공으로 금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중반 전투중 조훈현 구단이 좌변에서 특유의 연속잽으로 전과를
올리자 순식간에 조훈현 구단의 우세로 국면이 전환됐다.

비세를 느낀 이창호 칠단은 상변 178의 1선에 두는 기발한 착점으로
패싸움을 유발해 다시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조훈현 구단은 패를 해소하는 대신 중앙 백6점을 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대국은 김수영 칠단의 해설로 하이텔을 통해 전국의 가입자들
에게 생중계 됐다.

그런데 하이텔에서는 김칠단이 관전자들을 상대로 다음수 맞추기
문제를 내 바둑판.돌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칠단은 승부를 좌우할 고비에서 총7문제를 제출했는데 응모자는
96명.

<>.이날 한국기원 기사실에는 유창혁 육단, 서봉수 구단, 양재호 구단,
오송생 구단 등 프로기사 10여명이 나와 사제간의 승부를 지켜보았다.

이들의 대국이 오전에 이미 140수를 넘기는 등 급전하자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내내 결과를 주시하며 둘의 혈전에 혀를 내두르는
모습.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