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증시로부터의 탈출 신호인가, 기술적인 반등에 불과한가.

17일 주식시장이 5일만에 강세장을 연출하면서 이같은 상승세의 지속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달 19일이후 악재로 작용해온 비자금 파문에서 증시가 벗어나
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는 "탈출론"과 비자금 파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관망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으로 일부 기업주가 구속된다해도 증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
는 전자측 증권관계자들은 주가에 이미 비자금 파문 악재 악재요인이 반영된
데다 현재 거론중인 일부 기업주 및 노태우씨측근의 사법처리이후에 정.재계
의 추가 사법처리 대상자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그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대선자금 논쟁도 여야 공멸로 이어질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아 비자금
수사가 더이상 증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날 증시에서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초강세를 보인 것에 주
목하고 있다.

이에반해 관망파들은 증시가 노씨구속으로 인한 불안심리 해소로 반등했지
만 거래량이 여전히 적었던데다 업종 구분없이 상승한 만큼 당분간 비자금
파문 영향권내에서 물량소화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비자금 수사 방향을 정확히 알수 없는 상황에서 단 한발의 "
유탄"도 저항력이 약해진 증시를 재차 하락세로 이끌 위험이 있다는 것.

주가가 비자금터널에서 벗어난다해도 곧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는 증권관계
자들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급불균형속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선호도 하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
다.

전일 외국인 매입한도가 32만주였던 삼성전자 주식을 LG증권등이 외국인에
게 팔려고 했으나 일부밖에 팔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낙폭 과대 <>시중금리안정으로 인한 주식투자 매력
상승 <>연말 배당 투자 본격화 <>종합과세회피자금의 증시유입 가능성 상존
등의 호재도 눈여겨 보아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비자금증시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던 지방은행
보험주를 비롯, 연초에 비해 주가하락폭이 큰 제약 제지 화학업종의 실적호
전주에 단기적으로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말하고 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