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검찰에 소환되는 노태우전대통령과 함께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온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전직 대통령 수사검사1호"가 된 문영호대검 중앙수사부 수사2과장
(부장검사급.44)이 바로 주인공.

문과장은 전직 대통령을 최초로 소환 조사하는 검사가 된 소감에 대해
"검사로서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는데 새삼 무슨 소감이 필요하겠는가"
라면서도 "전직 대통령이 정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게 된것은 우리 역사에서 참으로 불행하고 비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전대통령의 호칭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이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겠다"며 "다만 무례하지는 않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과장은 조사가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상당히 오래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니 철야조사는 아니더라도 밤
늦게까지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실이 VIP룸으로 호텔수준에 버금간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대검중수부
의 특별조사실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시설이 호화스럽고 규모가 대단한
것이라기 보다는 청소나 좀 깨끗하게 해 놓은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과장은 51년 부산출신으로 부산고과 서울대법대를 졸업한 PK.

76년 사시18회로 검찰에 투신한 후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와 대검
마약과장을 지내면서 "수사와 기획"양쪽에 모두 밝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85년 미 조지워싱턴대 수학을 계기로 검찰내에서 손꼽히는 영어
실력을 갖춘 국제통이기도 하다.

문과장은 "수사 초기 2~3일동안은 단 한잠도 못잤고 그 이후에도 평균
5시간정도밖에 못 잘 정도로 수면이 부족한 것이 가장 애로사항"이라며
수사가 끝나면 그저 푹 자고 싶다고 말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