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 본격 확대되면서 가격파괴바람이 지방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93년11월 서구형 신업태의 디스카운트스토어인
"E마트"를 개점하면서부터 첫선을 보인 가격파괴바람은 제조업체의 거센
반발과 유통업계 안팎의 찬반여론에도 불구,서울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방 대도시까지 빠른속도로 영향권을 넓혀가고 있다.

E마트의 경우 지난해9월 일산점,금년7월 안산점이 오픈한데 이어
인천갈산점이 10월말 개점을 목표로 막바지공사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신세계는 97년까지 분당,산본점을 오픈하는등 수도권을 에워싼
도우넛형의체인망을 구축한후 수도권이외의 지방시장공략을 가속화, 오는
2002년까지 수도권30개, 기타지역70개등 모두 1백개의 E마트점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오는98년중 대구에 회원제창고형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 2호점을
개점하는 것을 비롯, 2002년까지 전국적으로 10개의 프라이스클럽을 열어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등 할인신업태에서만 연간 3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뉴코아는 디스카운트스토어인 뉴마트 5개점을 운영중이고 지난6월 회원제
창고형할인점 킴스클럽1호점을 서울 잠원동에 개점한데 이어 지난5일과 6일
분당, 수원점을 잇달아 오픈해 할인점의 다점포화 경쟁에서 신세계와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뉴코아는 인천 구월동과 평택에도 연말까지 킴스클럽을 추가오픈할
계획인데 할인점을 서울보다는 지가가 싼 지방 중소도시에 집중적으로
개설할 방침이어서 지방유통시장 판도변화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을 향한 가격파괴바람은 해당지역에 뿌리를 둔 유통업체와
신규참여업체들의 힘이 가세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지역 백화점들의 지방상권 공략활동이 거세지면서 위기감을 느끼는
지방유통업체들은 앞다투어 할인점업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미래형 유망업종으로 부각된 유통업을 기업성장의 도약대로 삼으려는
신규참여업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백화점보다는 미래형 가격파괴업종에
촛점을 맞추고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새로운 기반을 찾아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지방대도시중 부산에는 최근 농심가가 대형할인매장"메가마트"를
오픈, 포문을 연데 이어 롯데가 10월중 개점할 부산점의 지하에 매장면적
1천평규모의 할인점을 설치키로 하는등 가격파괴의 불꽃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부산은 또 우성그룹과 LG그룹이 계열사공장과 물류센터부지를 활용한
할인점건립을 모색중인데다 신세계, 뉴코아 또한 부산상권 진출의 의지를
다지고 있어 할인점업의 최대 격전지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광주는(주)하남이 지난5월 주월동에 할인점"빅마트"를 개점, 가격파괴
경쟁의 선두주자로 나선데 이어 가든, 송원등 지역백화점과 신규참여
업체들이 일제히 할인점업의 개설을 준비, 타지역을 능가하는 대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자사 슈퍼마켓체인점들을 일부 할인점으로 전환시켜 영업중인 화니백화점은
내년 상반기까지 회원제창고형 할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으로 운암, 두암,
상무지구등을 대상으로 부지를 물색중이다.

또 가든은 이미 화순군 광덕리에 매장면적1천평 규모의 회원제창고형
할인점을 건립중이며 송원은 광주시 광천동에 디스카운트스토어를
98년말까지 세운다는 방침을 굳혔다.

광주는 선경유통이 올해말 진월동에 매장면적 1천5백평규모의 하이퍼마켓을
개점할 예정인 것을 비롯, 거평유통이 내년초 오픈을 목표로 연면적
6천5백평규모의 창고형 할인점을 짓고 있어 앞으로 수년내에 각양각색의
가격파괴형점포가 그모습을 드러낼 것이 확실한 상태다.

외국유통자본중 네덜란드계의 한국마크로와 프랑스계의 한국카푸는
수도권일대의 거점확보작업을 끝낸데 이어 대전 둔산신시가지의 땅을
지난5월 사들이는등 지방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가격파괴바람의 강도가 지방에서 거세지고 있는 것은 부지매입비가 서울의
절반도 들지 않아 점포건립이 손쉬운 것과 함께 지방소비자들의 소득,
생활수준향상으로 성장잠재력이 서울보다 높다고 평가한데 따른 것.

강성득 신세계백화점 이사는"할인점은 값싼 땅위에 대형매장을 짓고
대량구매로 조달한 상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전제,
"포화상태의 서울상권보다는 지방에서 가격파괴형 할인점이 보다 큰 꽃을
피울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