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영등포발 인천행 첫차에 몸을 싣자 마음은 벌써 망망대해에
와 있었다.

아내에게 회사 출근을 정식으로 고지(?)한지라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그 보다는 오는 출조 조과가 어떨지가 더 궁금하였다.

6시반 20명의 회원이 인천 만석동 부두를 출항하여 3시간 정도 나가자
일명 우럭밭이라고 일컬어지는 영흥도 주위에서 우럭 노래미 볼락 1백50여
마리를 낚아 그야말로 회포식을 하였다.

그동안 모아둔 회비가 거들날 정도의 엄청난 경비가 들었지만 회원들의
기를 살린 대성공의 날이었다.

표준협회 "KSA표준낚시회"는 "낚시는 과학이다"고 주창하는 서영준통신
교육부대리와 필자를 비롯한 협회 낚시광 몇명이 주축이 되어 42명의 회원
으로 출발하였다.

결성 당시만 해도 회원 대부분이 낚시 문외한이었지만 지금까지 월1회
정기출조를 거둡하면서 월척을 마리수로 낚은 "꾼"들이 늘고있다.

표준낚시회는 고기를 낚는 낚시 그 자체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직원간의
화합과 정보교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각부서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와 문제점,
애로사항 및 관련 부서원의 업무협조를 구하는 자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여러 형태의 직장 모임이 있지만 낚시회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특히 산좋고 물맑은 심산계곡을 출조지로 삼아 피라미 끄리 갈견이 종개
꺾지 돌고기 퉁가리 빠가사리 쏘가리등 다양한 종류와 1백%조과를 보장받는
직장 계류낚시 모임은 표준낚시회가 전국에 유일하지 않은가 한다.

매 출조시 마다 대어와 에피소드를 한아름 선물하는 회원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닥낚시의 일인자 이종용 표준보급부 차장, 입에 착 달라붙는
얼큰한 매운탕을 책임지는 최사훈 QM교육부 차장, 항상 첫수 테이프를 끊는
배기태 QM교육2과장, 조력 30년을 자랑하는 신종진 규격보급과장, 조사를
자칭하는 서남운표준보급부 사우, 사진빨이 잘 받는 한정석 경리과 사우,
고물차로 강원도 인제까지 단숨에 달려오는 윤태영 TPM추진실 사우, 출조만
가면 잠자리부터 물색하는 이대진 통신교육부 사우, 마누라와 낚시 양자
택일을 선고받는 노인구 홍보실 사우등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