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의 한국출판의 방향"을 주제로 한 출판경영자세미나가
15-17일 경주조선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김낙준)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WTO출범에
따른 각국의 저작권보호강화로 국내출판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문제에 관한 대응책과 출판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15일 오후3시 개막된 이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저작권보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출판문화의 자생력강화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현 세계화추진위원장(한국경제신문회장)은 기조연설(세계화와
한국의 평화.문화 창조력)을 통해 "미래의 부가가치는 정보화와
세계화에 의해 결정되며 출판산업도 원료 기업 제조과정 시장등
모든 분야에서 변혁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이러한 변화가 "창조지향적이고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두뇌집단화의 양상을 띨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언론 영상 오락
교육 연구기능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세계적 지식산업군으로 재편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위원장은 따라서 "급변하는 국제환경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는
안목이 필요하며,국내출판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가능케 하는 범국민적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WT체제하의 저작권 대책"을 발표한 임광수 문체부저작권과장은
"외국인저작물의 보호는 우리가 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불해야할 대가"라며 "이러한 상황은 우리문화에 대한
외부의 도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우리가 자생력을 키우면서
세계로 뻗어나갈수 있는 결정적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 위상에 걸맞는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독창적인
문화와 상품을 바르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것.

그는 "일찍부터 외국저작물을 보호한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가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출판경영자들은 문체부의 개정안이 국내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진국의 요구를 무리하게 수용한 것이라며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의 개정안은 외국인의 저작물을 국내인것과 같이 사후50년간
소급보호할 것과 이미 출간된 복제물을 1년이내에 처분토록 하는
내용으로 돼있어 이에 따른 피해를 줄일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

이날 세미나에서는 또 출판시장 육성을 위해 정부지원 확대와 출판인
스스로의 분발이 함께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