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산에 다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 물음의 의미는 결국 "결국 다시 내려올 산을 왜 힘들이며 올라 가느냐"
는 것이다.

그러한 질문에 나는 그저 "그냥 산이 있기에..."라는 말을 곧잘 인용한다.

그러나 나 역시 내가 왜 산에 오르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중학시절부터 다녔으니 습관이랄 수도 있고 이제 불혹을 갓지났으니
건강을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인생의 오르막 내리막 길을 생각하는
삶의 한 방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볼 뿐이다.

하옇튼 나는 산을 좋아한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취미나 여가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면 "등산 예찬론자"가 된다.

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은 동적인 취미를 가져야하고,동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정적인 취미를 가져야 한다는 전제로 출발하여 골프처럼 Team이
필요하거나 제한적이지도 않고 승부를 요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요인이 없다는 등 등산의 장점을 최대한 홍보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이니까 산에 넓은 길이 생겼지 필자가 처음 산에 다닐때만 해도
등산로도 확실치 않았고 장비도 시원치 않았었다.

땀 흘리는 고생을 누가 좋아하랴마는 우리 송원백화점의 교육과정에는
극기훈련이란 제목으로 1박2일의 지리산 천왕봉 산행과 무등산 당일 일주
산행이 의무화되어 있다.

백화점 근무가 매일 서있는 형태이고 그나마 남들이 쉴때면 어김없이
근무해야 하니 우리들의 결속력은 강해질수 밖에 없다.

송원백화점은 2년 반여의 준비로 금년 3월10일 개점했다.

조그마한 가게 하나만 낼려고 해도 어려움이 따르는데 호남에서 제일 큰
직영백화점을 만드는데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하나 등산을 통해 다져진 정신력과 체력이 그러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감히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산행중 어렵고 힘들었던 고비를 생각하며
이겨 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도 노고단에서 시산제를 지냈고 4월 정기휴일에는 산악회
창립산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개점준비라는 바쁜 업무에도 매주 산행에 참석해 주신 고경주사장,
필자와 함께 일본 북알프스의 설원을 헤맸던 박재형과장 산악회의 살림을
맡아준 최웅과장, 비서실의 주선사원, 산행중 온갖 어려운 일을 뒷바라지
하는 오기석사원, 매번 산행에 참가해준 김문식, 손재홍과장 등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제 1백여명의 넘는 대가족으로 수가 늘어난 "송원산악회"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산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과 서로를 아끼고
힘을 모두는 자세로 모임을 발전시켜 단일직장산악회 히말라야 원정이라는
쾌거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