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장외시장이 점차 활기를 더해 가고 있다.

1월말 현재 주식장외시장에 등록된 회사수는 모두 312개.작년 한햇동안
거래량은 2,352만주,거래대금은 3,320억원을 웃돌았다.

하루 거래규모로는 8만주,12억원어치를 기록했다.

등록기업의 자본금규모는 1월말 현재 3조5,983억원이고 발행주식의
싯가총액은 8조7,370억원어치에 달한다.

규모별로는 자본금이 100억원을 넘는 대형기업만도 작년말 현재
51개사나 돼 주식장외시장등록대상기업이 단지 중소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자본금 4,000억원에 달하는 동화은행을 비롯
중소기업은행 (3,277억원) 평화은행(2,730억원) 현대중공업(2,158억원)등
자본금이
1,000억원이 넘는 등록기업도 7개나 된다.

87년 4월에 개장된 후 첫해에 19개기업이 등록돼 12만주,12억6,000만원
어치의 거래를 기록했던 주식장외시장이 8년간 눈부신 성장을 보인 것이다.

등록기업수에서는 16배,자본규모에서는 164배,거래량에서는 194배,거래
대금에서는 263배나 팽창한 것이다.

등록기업수의 경우 출범 5년만인 92년에 126개로 100개를 넘어선 뒤
이듬해에는 209개,지난해에는 310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주식장외시장은 특성상 거래소거래에 익숙지 않은 중소기업이 자본시장
참여기술을 예비숙달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같은 역할은 지난 92년 중소기업의 공개전 장외시장등록의무화를
통해 확고해졌다.

대원건설이 88년에 주식장외시장을 통해 처음으로 기업공개를 한 것이나
91년 케니상사가 장외시장등록기업중에서 최초로 거래소직상장된 것도
주식장외시장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주식장외시장이 본격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외환은행이 등록한 91년말부터라고 할수 있다.

이어 지난해 현대3사가 등록함으로써 주식장외시장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의 주식장외시장은 작년말까지 4차례에 걸쳐 유동성증대등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도보완이 이뤄진 결과다.

최근에는 장외시장활성화를 위해 등록기업중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등 투자자들의 장외시장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일련의 제도개선과 함께 동화 대동 동남등 3개은행과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등 현대그룹계열3사의 거래소
직상장에 대한 기대를 업고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주식장외시장에 대한 관심증대를 반영하는 것이다.

1월 한달동안 거래량을 보면 210만주를 넘어 하루평균 9만주에
육박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한달동안 209억원규모로 하루평균 8억원을 넘고 있다.

작년 한햇동안 주식장외시장에 등록된 개별종목들의 움직임을 보면
동아전기는 연초 1,400원이던 주가가 연말에 1만4,800원까지 상승,957%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쌍용건설도 104.5%,대아상호신용금고가 103.2%,현대엘리베이터가 100%씩
각각 주가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삼보판지는 거래소에서 종이업체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만5,000원에서 3,900원으로 74%나 하락했다.

한농화성도 66.7%,광림특장차는 65.5%,대림제지는 54.6%씩 큰 폭의
주가하락을 기록했다.

자본규모가 큰 동화은행주는 전체거래량의 20%가 넘는 476만주가 거래돼
주식장외시장에 가장 활기를 불어넣었다.

현대계열3사의 거래비중도 20%에 달했다.

그러나 고주가를 반영,현대중공업은 혼자서 전체거래대금의 43.5%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진국주식장외시장에 비해 국내장외시장은 아직 빈약하다.

장외등록기업수와 총자본금은 거래소상장기업수(699개)의 44.3%,
거래소시장 총자본금의 9.6%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주식장외시장의 거래량은 거래소시장의 0.2%,유상증자규모는
5.9%에 불과해 비상장기업들의 주식발행시장으로서의 역할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장외시장등록기업들은 대부분 주식소유분산이 제대로 안돼 있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의 경우 사실상 기존 주주들외에 투자자들
에게 돌아간 몫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원활한 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장외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