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 주류를 일반소매점보다 싸게 팔면서 주류유통에도 가격경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유흥업소등 소매업소들이 프라이스클럽 E마트등
할인점에서 주류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할인점과 주류도매상간의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주류도매업계 관계자는 "프라이스클럽이 상자단위로 소매를 한다고 하지만
유흥업소들이 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도매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어서
주류유통에 문제가 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류도매상들은 주류를 제조업체의 출고가에서 15-20%의 마진을 붙여
유흥업소나 식당등에 넘겨 왔으나 최근 프라이스클럽 등을 이용하는 업소들
이 늘어나면서 할인점과의 경쟁을 위해 마진을 10%선까지 줄이는 곳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또 도매상간의 경쟁도 촉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라이스클럽의 경우 몇몇 주류도매상으로부터 6%정도의 마진을 주고
주류를 넘겨받아 상자당 1천-2천원의 마진을 붙여 되팔고 있다고 도매상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도매상들은 5백ml짜리 1병에 7백45원에 넘기고 할인점은 8백
20원정도를 받고 있다.

소매가가 1천3백원정도임을 감안하면 프라이스클럽의 가격이 4백80원가량
싼 셈이다.

소주는 3백60ml짜리 도매가격이 4백14원정도 소매가는 7백원정도인데
할인점은 5백30원을 받고 있다.

프라이스클럽의 가격이 도매상들의 가격보다 높지만 유흥업소들은 무자료로
거래할수 있어 이쪽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주류도매상관계자들은 "국세청이 무자료거래를 단속하고 있는데 이처럼
할인점을 통해 업소들의 무자료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주류유통질서에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할인점의 주류취급은 최근 디스카운트스토아 등 새로운 할인업태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앞으로 문제를 확산시킬 소지가 있다.

<채자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