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온 재미서양화가 정연희씨(49)가 3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22일~10월1일 서울사간동 갤러리현대(732-1736)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
에는 "우리에게 자비를" "나무" "이곳에서 저곳으로"시리즈 30여점이
선보인다.

"우리에게 자비를"연작은 일명 물고기시리즈로 하늘로 곧추선 물고기들이
풍경의 요소처럼 화면에 펼쳐져 마치 산비탈에 서있는 기념물처럼 보인다.

"타버린 나무들의 절규"를 물고기란 생명체를 빌려 표현했다고. "나무"
시리즈는 나무자체보다는 피안의 풍경으로서의 인상을 주고있는 것이
특징.

하나의 상징체계로서의 풍경인 셈."이곳에서 저곳으로"는 널려진 돌밭,
불쑥 솟아오른 신전의 기둥,사라지는 계단등 환상적풍경을 보여주고있다.

정씨는 서울대회화과와 미국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대학원을
졸업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그곳에서,바람과 물보라에 쏟아지는 햇볕
속에서 나는 한없는 축복을 맛본다.

자연의 완전한 질서와 미,우주의 신비는 그 어떤 엄숙한 창조주의 힘을
느끼게 하고, 알고싶게 하고, 그림그리고 싶게 한다" 확인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작품에 담아내고있는 정씨의 말이다.

<신재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