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버스행정이 버스운송사업자들의 입김에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얼마전엔 버스의 상업광고방송을 허용해 시민들의 반발을 사더니 이번엔
내년부터 운행될 냉방버스의 요금을 일반버스보다 20% 인상할 것을
추진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매년 전체 버스의 7%인 6백여대를 폐차하고 새 차로 바꾸고 있는데
이들 차량을 냥방버스로 대체하고 버스값을 20%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얼마안가서 에어컨을 달지않은 진짜 "일반버스"는 전부
사라지고 요금 인상분 20%의 인센티브를 안은 채 냉방버스만 운행하게
된다. 버스요금만 이중으로 인상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특히 시민들은 무더운 여름철에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빌미로 버스요금을 이원화하려는 것은 업자들의 입김에 시가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런 방침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일견 버스운송업자들의 적자를
일부나마 보전해주고 에어컨가동에 따른 연료비등 부대비용을 대체해
주려는 조치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2월 에어컨가동등 버스의 고급화를 조건으로
업자들 요구대로 버스요금을 2백50원에서 2백90원으로 평균
물가상승폭을 훨씬 넘는 15%나 인상해 주었다.

이렇게 보면 지난 요금인상폭에 냉방장치의 설치가 포함돼 있는데도
시와 버스업자들은 냉방장치의 설치를 이유로 요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시민들은 끔직했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를 생각하면 냉방버스의
요금을 일반버스 보다 20%가 아니라 2백%를 인상한다해도 냉방버스를
타야하는 "봉"노릇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버스업자들이 해마다 버스요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내놓은 조건은
서비스개선. 그러나 여전히 노인이나 어린이는 물론 일반인들도 버스를
탈 때마다 아슬아슬한 곡예,난폭운전에 위협받기는 마찬가지로 서비스가
개선된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

시가 버스문제에서 개선해야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불합리한
배차간격 급정거 급출발행위 불친절은 물론 교통체계의 잘못으로 인한
병목현상등 급선무는 뒤로 미뤄 놓은 채 "요금이 인상돼야 서비스가
개선된다"는 식상하면서도 곧이 들리지 않는 말로 어떻게 시민들을
설득할지 의문이다.

<방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