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95엔에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라"

미쓰비시중공업의 아이카와 켄타로사장이 요즘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엔고가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있는 완벽한 코스트다운을 촉구하고 있다.

미쓰비씨중공업의 코스트다운은 사실 지금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공장의 합리화나 성력화란 기존의 방법은 모두 적용돼 더이상의 절감은
거의 불가능함을 자타가 공인할 정도다.

그럼에도 미쓰비시중공업은 또다른 비용절감책을 추진 산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회사가 이번에 전개하고 있는 코스트다운의 대상은 자재
부분. 제품코스트의 65%를 점하는 자재코스트를 절감하지 않고는 엔고
시대에 적응할 수없다는 판단에서 이부분에까지 손을 대게 됐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자재비용절감방법은 사내경쟁체제구축을 통해 이뤄진다.
이회사에서는 이를 사내콤페(컴피티션) 라고 부른다. 사내콤페는 본사에서
자재를 일괄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각사업부별로 자재를 구입토록 하는
것이다.

자연히 같은 자재를 구입하는 사업부들은 서로가 보다 싼 가격에 구입키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싸게 살 수있는 제품을 비싸게
사서는 면목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일괄구입해 양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 보다 저렴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뜨리는 것이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이쪽이 비용절감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부품의 경우도 다른 사업부에서 의무적으로 사줄
필요가 없다. 같은 품질인데도 다른 회사의 제품이 더쌀 경우는 타사제품
을 구입해도 그만이다.

그만큼 비용절감노력이 철저하다는 얘기다. 이는 각사업부들로 하여금
제품을 보다 싼 가격에 만들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효과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직원들로서는 처절한 정도의 경쟁이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일석이조
의 효과를 올리는 셈이다.

예를들면 조선및 원동기의 생산거점인 나가사키조선소는 현재 선박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디젤엔진을 해외에서 조달할 것을 은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같은 회사의 고베조선소다. 이엔진은 그동안 고베조선소에서 생산
나가사키조선소에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조만간 세계각지에 해외부품조달센터를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 부품거래처들은 주로 한사업부와만 거래를 하고 있지만 품질이
괜찮고 싼 거래처들은 다른사업부에도 거래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현재 해외부품조달비율이 9%정도이지만 이같은 방법을
통해 20%수준까지 이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재구입비용절감계획과 관련 미쓰비시중공업이 가장 중시하고 있는
파트는 설계진이다. 부장시절때부터 자재담당자를 해외출장 보낼때면
항상 엔지니어를 동행시켜 온 아이가와사장은 "자재코스트절감은 설계가
주도권을 쥐지 않으면 실효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을 정도다.

설계코스트자체는 전체의 5%에 지나지 않지만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65%를 점하는 자재비용전체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1엔의
엔고로 경상이익이 약10억엔가량 감소한다.

달러당 1백5엔정도로 예상했던 환율이 90엔대로 굳어지면 이익폭은 그만큼
큰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엔고시대를 헤쳐가기 위해선 그만큼
비용절감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영상태가 호전되느냐 악화되느냐는 자재비용인하
계획이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내협력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과감한 방법을 채택한 미쓰비시중공업
전략의 성공여부는 여타기업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