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된지 많은 시간이 흘러도 한의 가락을 영상에 옮긴 영화
"서편제"를 보러가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그리고 풍경을 가장
한국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민족영화의 본보기" "한국 영화계가 90년만에
내놓은 진품"이라고 이 영화를 평하고 있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찬사가 빗발치는 "서편제"의 관람객 대열에 서기로
했다.

영화관에 가는것 자체도 오랜만이었지만 국산영화를 보는 것은 더더욱
오랫만의 일이었다.

이제까지 그냥 소리로만 들리던 판소리의 창이 우리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있는 숨결로 쉼없이 가슴으로 다가왔다. 우리것의 소중함에 눈뜨게
하는 귀한 영화였다.

이 영화감독은 작품을 최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배역의 선정에서
배경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특히 최상의 촬영장소를
물색하기 위하여 남도의 각 지역과 서해의 여러 섬에서부터 강원도 속초에
이르는 수많은 지역을 두루 돌아보는등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송화의 아버지는 세상이 온통 양풍에
돌아가고 호구지책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딸을 "득음"의 경지로 이르도록
하기 위하여 딸의 눈까지 멀게하는 극단적인 장인정신을 발휘한다.

순수예술 차원이 아닌 너무 현실적인 시각에서 이 영화를 대하는지
모르지만 "서편제"의 밖과 안의 두 장인처럼 우리의 산업현장을 비롯한
사회 각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이러한 철저한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얼마전 내가 아는 한 기업인이 자기 회사
전직원에게 입장권을 사주면서까지 관람을 권유한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