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지역 개발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UNDP(유엔개발
계획) 주관으로 내주중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북한이 추진중인
경제특구 개발구상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평양회의에 김인호경제기획원대외경제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한 3명의 공식대표단을 파견, 북한과 중국, 소련 등 관련당사국들이 각각
서로 다른 개발 구상을 제시하고 있는 두만강유역 개발계획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1일 경제기획원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UNDP 동북아지역조정관회의(MAC)는
남북한 및 중국, 몽고 등 4개 참가국 외에 일본, 소련 등 2개국이
업저버자격으로 참석, 지난 8월말부터 한달간 실시된 UNDP 조사단의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두만강지역 개발계획을 본격 논의하게 된다.
UNDP는 현지조사를 통해 두만강지역을 향후 20년내에 국제적인
투자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10여개의 현대적 부두시설과 인구 50만명
규모의 신산업도시 및 관련시설 조성 등에 약 3백억달러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관련당사국이 독자적으로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방안
<>각국이 경제특구를 상호인접지역에 건설, 행정적으로 협력하는 방안
<>각국이 일정지역을 하나의 `운영기구''에 제공,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 3개 개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함경도 선봉(구 웅기)지구를 `경제무역지대''로 개발,
외국과의 합작회사 및 가공공장을 건설하고 청진, 나진, 선봉 등의 항구를
통해 중국의 동북 3성과 소련의 극동지역, 일본 등 동북아국가의
물자교류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제시해놓고 있어 중국, 소련 등의
개발구상과 어떻게 절충될지 주목된다.
중국은 3개 당사국이 공동으로 이 지역을 개발하되 두만강하구를 준설,
길림성 방천에 항구를 건설하고 훈춘(혼춘)에 경제특구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소련은 두만강주변의 핫산, 포시에트 등의
개발보다는 나홋카, 블라디보스톡, 보스 토치니 등 기존의 연해주항구를
중심으로 한 경제특구 개발을 선호하고 있다.
관련당사국간의 공동개발이 추진될 경우 대상지역으로는 <>북한의
나진, 중국의 훈춘(또는 경신), 소련의 포시에트를 연결하는
"소삼각"지대(1천 ) <>북한의 청진, 중국의 연길, 소련의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는 "대삼각"지대(1만)등이 거론되고 있다.
UNDP는 또 두만강유역을 `동해로 부터 유럽에 이르는 통로''로서의
기능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관련당사국간에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본격적인 개발계획을 수립, 추 진하기 위한 `지역개발추진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리측 대표단장인 김인호실장은 이와 관련, "두만강지역 개발사업은
아직 초보적인 논의단계에 있고 각국의 입장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결정이 필요할 것" 이라면서 "우리로서는 이를 남북한간의 문제보다는
동북아지역 협력사업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현재 제시되고 있는 각국의 개발구상 가운데 북한측
안이 가장 경제성이 높다고 보고 두만강유역 일대의 공동개발이 추진될
경우 가급적 북한측구상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 대표단은 오는 13일 출국, 북경을 경유해 15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인데 이번 회의는 오는 16-17일중에는 두만강지역을 현지답사하고
18일부터 평양에서 대표단회의를 갖는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