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은 지난달 30일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앞서 전격발표한 일방적
핵감축 제의에 대해 그동안 소련이 제시해온 핵실험금지 즉각실현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미.소외의 다른 핵무기 보유국들도 핵감축협상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소련은 또한 오는 10일 이전에 외무차관을 워싱턴에 파견,미측과 이번에
발표된 군축 실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소관리들은 "대응제의"성격을 띤 소측 자체의 일방적 핵감축
선언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금주중
부시제의에 대한 공식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도 이날 "소련을 비롯한 전세계의 반응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밝히면서 "그들이 충분히 협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핵없는 세계"를
향한 미소간의 실질협상이 본궤도에 접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앞서 미제의의 "신뢰성"에 대해 일부 의문을
제기한데 이어 소련이 "서둘러 응답해서는 안될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재확인한 것으로 소관영 타스통신이 이날 보도했으며 소외무부 역시 반응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이는등 미측 진의파악을
위한 소련의 "저울질"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소외무부의 블라디미르 페트로브스키 제1차관은 30일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련이 핵실험 즉각금지 현실을 위해 미측과 협상하길
원하며 미.소외의 나머지 핵병기 보유국들도 핵군축 테이블에 동석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보리스 판킨 소외무장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소련은 그동안 지하실험 전면중지를 포함한 핵실험금지를 미국측에 수차례
촉구해왔다.
그는 이어 소련의 군축실무책임자인 알렉세이 오브호프 외무차관이 오는
10일이전에 방미,미측과 부시제의 실현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고
밝히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난 86년1월 선언한 "서기 2000년까지의
핵무기 전면폐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트로브스키 차관은 그러나 "일방적 조치는 일부 조건과 협의가
필요한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측 반응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