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위급스럽게 달아오르고 있는것이
있다면 그것은 금리이다. 물가상승세도 여간 마음 쓰이는것이 아니지만
금리에 비하면 오히려 여유가 있는 편이다.
최근 어떤 회사는 50억원어치의 사모채를 년리율 15%로 어떤 은행을
상대로 발행하고 그 대신 년리 13%의 CD를 그 은행으로부터 인수하여 이
CD를 단자회사에 년리 19%로 매각하여 자금을 썼다고 한다. 여기에 가외의
금융수수료가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았을때 금리는 년22,2%이다.
이러한 삼중의 재정거래를 거치면서 최소한 3%포인트정도의
금융수수료부담이 별도로 있었을 것이라는 타당한 가정을 하게되면
실제상의 명목금리는 25%가 넘는다는 얘기가 된다.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년간 10%라고 보더라도 실질금리가 15%에 이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장기적인 실질금리는 대체로 장기적인 경제성정률에
일치한다.
한국의 60년대초이래 약30년간의 장기경제성장률은 8%내외였다. 그리고
계산의 어려움은 있으나 그 동안의 실빌금리는 대략 6 7%이하에서 움직이고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국제적인 실질금리는 대체로 3%이하에
머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실질금리 15%는 한국의 표준에서도 그렇지만 국제적
표준에서도 그냥 높은것이 아니라 이상적으로 높아 있다. 불행한것은
이러한 초고금리상태에 대해 정부도 한은도 아무런 진단과 대책이 없이
아무리 좋게 말해도 그냥 방관만하고 있다는 인상밖에는 주지 않고 있다.
며칠전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경제전망 자료에도 금리에 관한것은 일체
언급이 없었다. 이것은 이상한 일이다. 금리는 화폐의 값이므로 그것이
시중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것은 경제기획원 재무부,그리고 특히
중앙은행이 파수꾼 노릇을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 이것은 통화량
지표이상으로 중요성을 띨경우도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이러한 초고금리를 경기과열,특히 건설과
수입경기과열을 억제할수 있는 시장의 자율적 기능이라고만 보고 있는
당국자들도 있다. 이들은 매우 큰 오해를 하고있다는 점에서 앞에 말한
방관자들과 동열에 속한다. 이러한 초고금리는 주로 정부의 잘못이 시장에
반영되어 일어난것이며 결코 시장경제 자체만으로 생긴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초고금리는 경기를 조정하여 이른바 연착육을 시키는것이
아니라 경제를 한바탕 부숴놓을 가능성을 충분히 품고있다.
(이)
현재의 고금리를 만들어낸 원인은 세가지다. 그 첫째는 재정의 팽대다.
올해 국민의 조세부담률은 GDP대비 20%를 넘어설것으로 예상된다. 세금은
모두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의 현금통화는 현재
7조원정도이다. 1년에 내는 세금은 약25조원이다. 다시말해 세금을 내기
위해서만도 이 돈은 1년에 3. 6회전을 해야할 판이다. 총통화(M )가
총국내생산(GDP)을 결제하기 위하여 필요한 회전수는 2회전 남짓이다.
세금을 줄이기는 고사하고 경제기획원은 통화는 억제하고 재정은 더
늘리겠다고 고집한다. 물가안정을 위해 금융부문은 억제하겠다고 하면서
재정부문은 모든 핑계를 걸어 확장하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것은
전경제의 능률을 떨어뜨릴뿐 아니라 민간신용을 모퉁이로 몰아넣어 금리를
더욱 오르게 하고있다.
둘째로는 폭발적 건설경기다. 이런 건설경기는 민간의
도시내주택소유욕구를 정부가 인기주의(populism)식으로 지원함에 따라
비확대재생산적 투자가 대규모로 일어난것이 그 주된 원인이다. 이에
못지않은 원인으로는 지가상승을 억제한다는 목적으로 토지보유세를 대폭
올린것과 비업무용부동산소유금지 조처도 포함시켜야할것이다. 이러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위하여 땅이란 땅에는 모두 건물이 들어서야 된다는
것처럼 건설경기가 불붙게 되고 말았다. 이 바람에 건설투자를 목적으로한
대춘수요는 엄청나게 불어났다. 지금 명동 사채시장에서 건설업자의
융통어음은 월3%이상의 이자로 할인되고 있는 실정이 되었다. 그 종착역은
어디일까. 지난날의 해외건설 부도사태이후 이번에는 국내건설의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그런일이 생기면 돈을 꾸어준 금융기관들은
이번에는 어떻게 되는것일까.
세번째로 노임의 과격 상승을 초고금리의 원인의 하나로 볼수 있다.
인건비의 상승은 금리상승을 앞지르고 있고 게다가 제조업에서는 생산직
인력난이 극심해지자 이것을 인력절약형설비를 들여 놓음으로써 풀어보려는
시도를 기업은 진행시키고 있다. 그래서 설비투자 특히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기계 설비투자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투자러시가 금리를
올려놓고 수입도 늘려놓은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건설투자수요 설비투자수요는 줄어들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금리가 내린다는 논리는 옳다. 그러나 비행기가 땅으로 내려오는
방식은 좋은 조종사가 비행기를 깨끗하게 연륙시키는 쪽이 있는가 하면
그렇게하지 못하는 쪽도 있다. 가장 나쁜것은 승객이 희생되는 경우다.
지금 우리경제의 조종사들은 그것을 무서워해야할 입장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