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한통상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당국이 손해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인수한 자동차보험의 불량물건을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손보사에
배정하는 비율을 크게 낮출 것을 검토하고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손보사와 미국계 손보사인
AHA(AMERICAN HOME ASSURANCE) 등 12개사는 "특정물건 공동인수
상호협정"을 체결, 사고가 잦아 손해율(수입보험료에 대한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을 공동으로 인수해 이중 50%는 각사가
균등하게, 나머지 50%는 각사가 전년도 수입보험료의 비율에 따라
차등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AHA사는 최근 보험감독원에서 열린 자동차보험담당 손보사
임원회의에서 지난해의 경우 1년동안 거둬들인 자동차종합보험의
수입보험료가 15억원으로 손보업계 전체의 0.3%에 불과한 반면 불량물건
공동인수에 따른 배정물량은 무려 40억원에 달해 이로 인한 손해액이 연간
순이익을 초과하는 등 기형적인 경영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불량물건 공동인수 비중을 낮춰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따라 보험당국은 미국의 통상압력 등과 관련, 손보사가
관련회의를 열어 AHA에 대해 업계가 공동으로 인수한 불량물건중 균등배정
물량분은 면제해 주고 전년도 보험료 수입실적에 따른 차등배정분만을
소화할 수 있도록 "특정물건 공동인수 상호협정"을 개정해
보험감독위원회에 상정하면 이를 인가, 내년 1월1일 이후의 계약분부터
개정된 협정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손보사들은 AHA사가 손해율이 낮은 화재보험
공동인수단에서는 빠지지 않고 적자폭이 큰 자동차의 불량물건에 대한
공동인수제에서는 특혜를 보겠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편 손보사가 공동인수한 자동차보험 불량물건은 현재 8만3천여건에
이르고 있는데 이의 손해율은 무려 1백13%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