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침체국면이 1년여 동안이나 지속되면서 주가가 크게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2년 완전개방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 자유화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 주가폭락으로 92년 완전개방은 무리 ***
30일 증권당국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학자들과 증권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주가폭락사태는 결국 취약한 국내자본시장의 한계성을 여실히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 그간의 주가동향및 시장구조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때 자본
시장의 완전개방시기를 1-2년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부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증시가 침체된 상태에서
자본자유화 일정을 늦추는 것은 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는데다
자본시장 개방은 한/미간의 합의사항이라는 점등을 감안할때 이의 재조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자본시장 개방일정의 재조정을 촉구하는 전문가들은 오는 92년까지 일반
외국인들의 직접증권투자를 허용하는 것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개방
스케줄은 국내증시가 꾸준한 성장궤도를 달릴 것을 전제로 짜여진 것이기
때문에 증권시장이 폭락사태를 보이고있고 단시일내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 개방일정의 재조정은 불가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시장구조 탈약성 감안 1-2년 늦춰야 ***
이들은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비중이 20% 정도에 불과한 우리
증시의 시장구조화에서 예정대로 자본자유화가 이루어질 경우 외국자본의
상륙에 따른 시장교란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92년까지 자본
시장을 완전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이다.
홍원탁교수(서울대)는 이와관련, "자본시장 개방일정을 우리측의 의사
대로 선택할수 있는지는 의문이나 일본도 주가수준이 상당한 정도로
오른뒤에 자본시장 개방을 단행한 점에 비추어 우리도 주가수준에 맞추어
자본시장 개방일정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금융제 실시 안하면 연기불가피 ***
또 이근식교수(서울시립대)는 "가명에 의한 자본투자가 가능한 상황에서
자본시장 개방을 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증시 교란은
피할수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자본시장
개방일정도 당연히 연기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무부측은 이에대해 자본시장 개방일정은 국제간 합의사항으로서
이제와서 예정된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현재 증시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일런 상황이 무한정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 자본시장 개방일정을 재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관련, 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장등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이 상호출자
정리조치등으로 인해 주식지분이 크게 줄어들고 기관투자가보다는 일반
투자자들에 의해 증시가 좌우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외국자본이 상륙할
경우 경영권확보등이 문제가 되므로 시장개방에 앞서 철저한 사전준비태세가
확립되어야 한다"면서 "만약 이러한 준비가 갖춰진다면 자본시장 개방은
오히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