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유엔사 부지, 일레븐건설이 품었다
부동산 개발업체 일레븐건설이 서울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용산구 이태원동의 유엔사 부지를 품에 안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일레븐건설을 유엔사 부지 낙찰업체로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일레븐건설은 매각 예정가(8031억원)의 131%인 1조552억원을 써내 경쟁업체를 따돌렸다. 이날 입찰에는 건설사, 시행사 등 6개 업체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유엔사 부지의 총면적은 4만4935㎡다. 용적률 600%, 건폐율 60%를 적용받는다. 전용면적 85㎡ 초과 공동주택을 최대 780가구 지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오피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호텔 등 기타 시설도 30% 이상 설치해야 한다.

일레븐건설은 2000년대 들어 경기 용인시 수지, 성복동 등에서 아파트를 많이 공급한 개발업체다. 2008년 현대건설이 시공한 성복 힐스테이트 1~3차(총 2157가구), GS건설이 지은 성복자이 1·2차(총 1502가구) 등이 일레븐건설이 수행한 대표적 개발 사업이다.

유엔사 부지는 용산민족공원과 이태원을 연결하는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한남뉴타운과도 가까워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레븐건설은 유엔사 부지에 최고급 수준의 주거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종식 상무는 “용산지역 개발 방향에 걸맞은 고급형 주거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엔사 부지 낙찰가가 1조원을 넘어섬에 따라 이곳에 들어설 아파트 분양가는 3.3㎡(평)당 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곳과 멀지 않은 용산구 한강로3가 63의 70(용산국제빌딩 4구역)에서 효성이 이달 말 분양하는 주상복합 아파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분양가는 3.3㎡당 3600만원에 책정될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낙찰가격이 높아 3.3㎡당 4000만원 이하 분양가로는 개발업체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설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더 높은 분양가도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레븐건설은 다음달 3일까지 낙찰금액의 10%(입찰보증금 포함)를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하고 LH와 용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동섭 LH 미군사업기지본부 사업기획부 부장은 “유엔사 부지는 사업지구 전체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인이 상세한 계획안을 수립해 LH에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