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직원이 전자가격표시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구매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롯데마트 직원이 전자가격표시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구매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자 행사 상품과 할인쿠폰이 스마트폰 화면에 뜬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을 카트에 담아 박스로 포장한 뒤 차에 싣고 집으로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각 상품에 붙은 QR코드를 스마트폰에 대면 구매평 등 상세한 정보가 뜨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결제한 상품은 3시간 이내에 집으로 배송된다.

13일 문을 여는 롯데마트 금천점에서 보게 될 모습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차세대 스마트 기술에 발전된 배송 시스템을 접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무너뜨린 ‘옴니 쇼핑’을 구현했다”며 “최첨단 기술과 차별화된 볼거리, 엄선된 품질의 상품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쇼핑의 재미와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게 끝!

롯데마트 금천점에 설치된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소고기 덩어리.
롯데마트 금천점에 설치된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소고기 덩어리.
스마트스토어를 표방하는 롯데마트 금천점은 서울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에 들어선다. 영업면적은 9052㎡다.

롯데마트는 이 매장을 열면서 ‘온라인이 주는 편리함과 오프라인 점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어떻게 동시에 충족시킬까’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온라인 쇼핑과 동네 편의점에 고객을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매장을 하나 더 내는 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이곳은 반경 2㎞ 안에 홈플러스 금천점·시흥점, 이마트 광명소하점, 빅마켓 금천점 등이 있는 ‘유통 격전지’다. 차별화하지 않으면 바로 도태될지 모른다고 봤다. 그 고민의 결과가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의 편리함을 결합한 ‘옴니 채널’이다.

소비자는 금천점에 갈 때 전단이나 쿠폰을 챙길 필요가 없다. ‘롯데마트 M쿠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해 입구에서 스캔하면 행사 상품을 바로 알려주고 쿠폰까지 넣어준다. 해당 상품의 매장 내 위치도 지도로 표시해준다.

모든 진열 상품 매대에는 전자가격표시기가 설치돼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제품의 상세 정보가 나타난다. 소비자의 구매평도 나온다. 내용을 읽어본 뒤 필요하면 결제 버튼을 누르면 된다. 결제는 신용카드와 롯데의 간편결제 수단인 L페이 등으로 하면 된다. 이렇게 구매한 제품은 집까지 바로 배송된다. 카트에 물건을 담아 가져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롯데마트 직원이 대신 상품을 골라 포장까지 해준다. 이렇게 구매한 상품은 3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다.

3시간 내 배송은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로켓배송’보다 훨씬 빠르다. 로켓배송은 구매 상품을 다음날 보내준다. 3시간 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 금천구와 경기 광명시 소하동 등 일부 지역이다.
모바일로 스캔하면 3시간내 집으로 배송…카트 필요없는 '마트쇼핑 혁신' 시작됐다
내년 2월 잠실·금천점에서 30분 배송

롯데마트는 배송시간을 3시간에서 30분으로 앞당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매장 천장에 레일을 깔고 결제된 상품을 로봇팔이 골라 담아 보내주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렇게 되면 매장 직원이 일일이 상품을 골라 담을 필요가 없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총알배송’은 롯데마트의 전국 매출 1위 매장인 잠실점과 금천점이 내년 2월께 처음 시작한다. 배송은 1t 탑차와 퀵서비스에 맡길 계획이다.

이런 배송 서비스는 중국 알리바바가 2016년부터 선보인 혁신 매장 ‘허마셴성’과 비슷하다. 허마셴성은 반경 3㎞ 지역에 30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한다. 중국에선 허마셴성의 ‘30분 배송’이 가능한 곳의 집값이 더 올라 ‘허마권’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천점에는 QR스캔 배송 외에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롯데마트 매장에 처음 적용된 3차원(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기존에 모니터로 보여줬던 상품 정보와 이미지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한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와 함께 마련한 ‘무인 추천 매대’는 음성과 화면 터치를 통해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갖췄다. “질레트 면도기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어떤 상품이 저렴한지, 피부에 맞는 상품은 뭔지 제안한다. 12개 무인 계산대를 설치해 고객 스스로 결제할 수 있게 했고, 영업이 끝나면 인공지능 로봇이 매장을 돌며 알아서 청소한다.

롯데마트는 자체상표(PB) ‘룸바이홈’ ‘잇스트리트’ ‘보나핏’ ‘토이박스’ 등의 특화 매장을 금천점에 따로 들였다. 또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상품만 모아놓은 ‘다크 스토어 존’을 마련했다. 스테이크, 생선 등을 구입한 뒤 요리를 맡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그로서란트’ 매장도 도입했다.

안재광/안효주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