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왼쪽)와 라만싱 먼디파마 대표가 ‘인보사’의 일본 수출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왼쪽)와 라만싱 먼디파마 대표가 ‘인보사’의 일본 수출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일본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글로벌 제약회사 먼디파마와 인보사의 일본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 미쓰비시타나베와 5000억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12월 계약이 파기됐다. 먼디파마와의 재계약으로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은 6677억원(약 5억9160만달러) 규모로 국산 의약품의 단일 국가 계약 중 최대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300억원(약 2665만달러)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 6377억원(약 5억6500만달러)으로, 추가 경상기술료(로열티)는 일본 내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라 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먼디파마는 일본에서 인보사 연구개발, 특허 및 상업화 등의 독점권을 가진다. 계약기간은 제품 출시 후 15년이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고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미쓰비시타나베와의 계약보다 1700억원이나 규모가 크다”며 “글로벌 제약사인 먼디파마가 일본 시장에서 인보사의 허가 및 상업화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오롱 인보사, 日 무릎 골관절염 환자 3100만명 정조준

수술 없이 1회 주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 통증 완화…美서도 임상3상 진행 중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끝에 나온 제품이다. 이 회장이 평소 세 명의 자녀 외에 “네 번째 자식”이라며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인보사는 수술 없이 1회 주사로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2년 이상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효과만 인정받았고 미국에서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임상 3상에 성공하면 퇴행성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을 뜻하는 ‘디모드(DMOAD)’로 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인보사는 지난해 7월 국내 허가를 받고 11월 출시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국 80개 이상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비롯해 800개가 넘는 유전자 치료기관을 확보했다. 지난 10월 기준 시술 건수는 2200건을 넘어섰다.

해외에서는 홍콩 마카오에 약 170억원, 몽골에 약 100억원의 인보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예상 매출 1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중국 하이난성에 2300억원 규모의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의 생활수준과 소득, 환자 수를 고려할 때 인보사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골관절염 환자 수는 약 308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약 7.5%다. 일본에서 인보사의 직접적인 타깃층인 무릎 골관절염 환자 수는 약 31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 수준으로 예측된다.

■인보사

연골에 재생 유전자를 삽입해 퇴행성 관절염을 고치는 치료제다. 관절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절개와 마취가 필요 없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