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확산되자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조 회장 집무실에 대한 방음공사가 진행됐다. 이번 방음공사는 조 회장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미팅에서 고성을 지르며 '물벼락' 갑질을 일으긴 후 이런 고성이 일상적인 조 전무의 모습이라며 회사 간부에게 폭언과 고성을 지르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바 있다.

이 파일은 조 전무의 집무실이 아닌 외부 사무실에서 녹음된 파일로 당시 조 전무가 얼마나 고성을 질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을 찾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민 전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을 찾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민 전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고성·막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조양호 회장 집무실 방음공사는 총수 일가가 각종 비리 의혹에 자숙은 커녕 앞으로 큰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내부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습으로 비쳐져 비판받고 있다.

지난 14일 유튜브 등 인터넷에는 당시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지르는 음성파일이 공개돼 비난을 샀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19일에는 이명희 이사장이 2013년 당시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작업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압수수색 받은 대한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압수수색 받은 대한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조 전무의 '물벼락 파문'에서 촉발된 수사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노동자·거래처 직원들에 대한 폭력과 관세포탈 혐의로 확대돼 경찰과 관세청은 전말을 밝혀내기 위한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경찰이 ‘물벼락 폭행’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관세청도 조양호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최근 카카오톡에 조 회장 일가의 불법행위를 제보하는 단체채팅방을 만들었다.

방음공사는 은밀하게 진행됐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이 올라와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