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샤오미가 진짜 무서운 건… MIUI 인터페이스의 힘
샤오미가 부활했다고 화제다. 2016년 중국 시장에서 5위권으로 추락한 샤오미가 작년엔 점유율 10%를 넘어섰고, 2014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최근 성장을 부활로 봐야 할까? 물론 숫자가 안 좋다가 다시 좋아진 것을 부활로 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샤오미는 흔들린 적이 없다고 본다. 창업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한길을 가고 있는데, 그 길 속에서 나타나는 숫자의 부침을 가지고 외부에서 대륙의 실수에서 실망으로, 부활로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닐까?

샤오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샤오미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인터페이스’ 관점에서 봐야 한다. 원래 인터페이스는 운영체제라는 말처럼 소비자와 제품, 서비스 간 매개체, 프로토콜을 의미한다.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그렇다. 그러나 살림 이스마일 등은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에서 인터페이스를 기하급수 기업들이 외부의 자원을 내부와 연결할 때 사용하는 필터링 또는 매칭 프로세스라고 정의한다. 샤오미는 인터페이스(MIUI)를 처음부터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만들고 활용했다. 샤오미의 MI는 Mobile Internet의 약자이기도 하고 Mission Impossible의 약자이기도 하다.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은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그 스스로도 태풍의 길목에 서기 위해, 인터넷 플랫폼 사업을 하기 위해 샤오미를 시작했다고 얘기했다. 처음부터 샤오미는 구글과 같은 회사를 목표로 했고, 인터넷 플랫폼으로 모바일 폰이 가장 많이 사용되니 첫 번째 제품으로 모바일을 선택한 것이다.

MIUI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자, 고객 참여의 장이다. 처음부터 레이쥔이 리완창에게 “돈을 쓰지 않고 100만 명이 MIUI를 쓰게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따라 100명의 슈퍼유저를 발굴해 개선 피드백을 받는 데서 출발했다. 이들은 1년 후 50만 명, 현재 약 1000만 명이 넘는 규모로, 온라인상에서 약 1억 개의 글을 남긴다. 샤오미는 일종의 연예인과 같은 팬덤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레이쥔은 말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파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참여의식을 파는 회사다.” 이들이 샤오미 폰은 “내가 만든 폰이다”라고 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홍보 마케팅을 하다 보니 샤오미는 매출 대비 2% 이하의 마케팅 비용 정도만을 쓰고도 7~8%를 쓰는 기업과 대결할 수 있고, 그것이 샤오미가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됐다.

이제 MIUI는 사물인터넷(IoT) 생태계의 하드웨어(HW)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레이쥔은 샤오미가 세계 최대 IoT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얘기했다. 2015년부터 100개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약 1조6429억원을 투자했고, 그 결과 공기청정기, 정수기, 로봇청소기, 자전거 등 수백 개의 스마트제품을 샤오미의 MIUI 기반으로 연결했다. 레이쥔은 “샤오미 IoT 플랫폼에 연결된 기기 수는 8500만 대, 이 중 하루 평균 이용량이 1000만 대에 이르렀다”며 “2~5대의 샤오미 제품을 이용하는 유저는 500만 명, 5대 이상 보유자는 300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샤오미는 MIUI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비자 참여의 SW 플랫폼을 구축, 열성적 소비자층을 만들고 이들을 기반으로 인터페이스에 익숙하게 한 뒤 IoT를 기반으로 하는 HW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모든 것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렇게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한 일관된 전략을 펼치는 회사가 있었던가? 그것이 샤오미가 무서운 이유이고, 우리가 샤오미에 대해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전창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