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권] 마포·성북·서대문·관악… 6월 전매제한 풀리는 분양권 노려라
재건축 규제 강화로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이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높아지고 당첨 확률은 낮아지고 있다. 분양권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분양권도 2016년 이후 ‘11·3 부동산 대책’과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매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게다가 금융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은 개별 단지의 전매 해제 여부와 자금 조달 방안을 꼼꼼히 살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줄어든 분양권 거래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 건수는 386건으로 지난 1월(389건)보다 3건 적었다. 2013년 6월(90건) 후 4년9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년 동월(430건)에 비해 70% 감소했다. 강남구는 1월 3건에 이어 지난달 1건에 그쳤다. 서초구는 1월 6건에 이어 지난달 8건으로 1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 40~50건에 달하던 규모가 올 들어 확 줄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지난해 12월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 분양권 거래가 급감한 이유는 1월부터 분양권 양도소득세가 중과됐기 때문이다. 보유 기간과 차익 규모에 상관없이 50% 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차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까닭에 분양권 소유자들이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6·19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된 물량은 입주 때까지 전매가 금지된 점도 거래량이 급감한 이유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은 이미 작년 말 거의 다 팔렸다”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분양권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거래 위축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마포·성북·서대문·관악… 6월 전매제한 풀리는 분양권 노려라
◆6월 이후 물량 일부 풀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에서 풀리는 아파트는 6곳이다. 2016년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매가 1년6개월간 제한됐던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양천구 ‘목동파크자이’,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등이다. 이와 함께 도봉구 쌍문동 ‘도봉금강아미움파크타운’(126가구)은 오는 7월 전매 제한이 해제된다.

정부는 당시 서울 강남4구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때로, 강남4구 외 지역 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1년6개월로 강화했다. 이들 단지가 전매에서 풀리려면 3개월가량 남았다. 분양권 거래가 활기를 띨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일단 수급 측면에서는 분양권 소유자들이 서둘러 전매에 나설 이유가 적다.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이주 심의 등 재건축 시장에 규제 강수를 두고 있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조짐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일반분양분의 80%가량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은 더 높다.

강북권에서 나오는 단지는 주로 재개발 물량이 많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청약통장 1순위 자격 강화, 중소형 100% 가점제 등 청약 규제까지 시행돼 내 집 마련의 문턱이 좁아졌다.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많아졌지만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 여파로 실제 자금 사정이 넉넉한 실수요자가 많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조합원의 입주권을 포함한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대기 수요자만 중개업소에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

그렇지만 전셋값 하락, 매매가 상승세 둔화 등에서 보듯 최근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전과 다른 기류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강북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 소유자들이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자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예상해 전매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면서도 “시장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전매 해제 시점의 분위기가 분양권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승계 등 잘 따져야

전문가들은 분양권 거래에 유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고 조언한다. 일단 분양권을 구입한 사람은 입주할 때까지 전매가 제한된다. 사실상 준공 후 매매해야 한다. 실수요자가 아니면 거래가 어려운 이유다. 양도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가 힘들다. 게다가 매도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전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만큼 세 부담이 크다. 중도금 대출을 승계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집단 대출이 있으면 기존 거주지가 투기지역인 청약과열지구인지 등에 따라 중도금 대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꼭 새 아파트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생활권에 있는 준공 5년 이상 된 단지를 대상으로 발품을 팔아도 좋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준공 10년 안팎 된 저평가 단지를 구입하는 것도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이라며 “직장 출퇴근과 자녀 학교 통학 거리 등을 고려해 이사하면 주거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