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애완동물 관련 사업, 담배소매업 등이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카카오 하림 등의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당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안’ 통과를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다음달 특별법이 통과되면 대리운전 등의 업종을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강제력을 발동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 앞두고… '생계형 적합업종' 빼든 당정
19일 국회와 경제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국회에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듣는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은 문재인 대통령이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제도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대기업의 특정 사업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나 소상공인단체가 해당 품목을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면 정부가 이를 심의한 뒤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수 있다. 적합업종에 해당하는 사업을 하는 대기업에는 사업인수·개시·확장 금지를 명령하고 사업 축소와 철수까지 권고할 수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명령 불이행 시 매출의 최대 30%까지 이행 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사업 철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매출의 10%까지를 소상공인육성부담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 협의로 시행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규제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과도한 반(反)시장적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 강제력까지 동원하는 것은 상생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