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이 언론계열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해 수료식 모습. 한경 DB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이 언론계열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해 수료식 모습. 한경 DB
‘2018 한경 대학 최고위과정 평가’에서는 언론계열이 2년 연속 경제·경영계열에 이어 선호도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치러진 ‘장미대선’ 이후 보수와 진보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정국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문·문화계열은 법과계열에 3위 자리를 내줬다. 문학 역사학 철학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국 혼란에 언론에 관심 쏠려

상경, 언론, 인문·문화, 법행정, 이공, 유통패션 등 최고위과정 6개 계열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다니고 싶은 계열’은 상경계열로 나타났다. 언론계열은 작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5~2016년 2년 연속 선호도 2위를 고수하던 인문·문화계열은 법행정계열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대학 관계자들은 언론 및 법과계열 선호도가 높아진 배경으로 작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5월 대선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 정치적 격변을 꼽았다. 새 정부 출범 후 언론은 진보와 보수로 명확히 갈렸다. 여론 역시 적폐청산, 대북관계 등 현 정부의 정책을 두고 양분됐다.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법치주의 위기론도 불거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최근 정치 상황이 언론의 역할과 미디어산업의 중요성을 키웠다”며 “언론 보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 방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게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계열에선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했다. 언론계열 최고위 과정은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2015~2016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이 2년 연속 1위를 한 뒤 2017년부턴 고려대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거 연세대는 고려대에 1점 안팎의 우세로 1위를 차지했으나 고려대는 최근 2년간 5.98점, 9.95점으로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올해 평가에선 기업유형별로 금융업에서만 뒤졌을 뿐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공공기관 종사자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육 내용, 현재 평판, 미래 평판, 네트워크 형성 등 세부 평가 분야에서 모두 우위를 차지했다.

1992년 설립돼 오는 3월 48기를 모집하는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은 동문이 2000여 명을 넘는다. 윤세영 SBS 회장, 이동호 전 내무부 장관, 권오기 전 통일부총리, 신경민 국회의원 등이 주요 동문이다. 언론과의 소통이 강조되는 법조인 동문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올해 1월 졸업한 47기엔 강형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정진우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 홍이표 의정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이 포함됐다.

◆법에 밀린 문사철…차별화 필요

이번 한경 최고위과정 평가에선 법행정계열 최고위과정이 처음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법과계열에서도 고려대가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3위였던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 정책 및 인문과정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을 밀어내고 1위를 했다. 2위는 작년에 이어 서울대 법과대학 최고지도자 과정이 차지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최고위과정(ALP)은 국내 유일의 법과대학이 주체가 된 최고위과정이다. 행정학 기반의 다른 최고위과정과 차별화된다. 서울대 ALP는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정평이 높다. 법학대학원 교수진뿐 아니라 ALP 수업엔 서울대 스타 교수진이 총출동한다. 김난도 생활과학대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18’, 송호근 사회학과 교수의 ‘4강 구도의 기원’ 등 법학과 경영학, 인문사회학을 넘나드는 수업이 올해 1학기에 예정돼 있다. 한 대학 최고위과정 관계자는 “법행정계열 최고위과정이 상당히 수준 높은 인문학 커리큘럼을 갖추는 추세”라며 “인문·문화계열 최고위 과정에 차별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