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고용이 줄겠지만 전체 가계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확대되고 결국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논리다.

최저임금 인상이 성장률 높인다?… 논란 부른 한국은행의 최저임금 효과 분석
하지만 경제·노동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각종 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고용 축소 등 부작용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성장 기여도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데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낙관적으로만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2018년 경제 전망’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0.1%포인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5%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7%, 성장률을 3.0%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추가로 벌어들인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 비율을 뜻하는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低)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키고 부작용은 간과한 ‘장밋빛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부터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소비심리가 완연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소비를 제약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최저임금 인상→가격 전가를 통한 물가 상승→소비 절감(특히 저소득층)→매출 감소→생산·고용 감소의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성장 기여도 역시 하락 추세다. 작년 3분기 성장률 1.5%(전기 대비)에서 소비 기여도는 0.4%포인트에 불과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