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식 튀김빵·두유·만두로 식사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인근의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인 샤오롱바오(만두의 한 종류)와 훈둔(만둣국), 유탸오(꽈배기와 비슷한 중국식 빵), 더우장(중국식 두유)을 주문해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왼쪽) 등과 식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식 튀김빵·두유·만두로 식사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인근의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인 샤오롱바오(만두의 한 종류)와 훈둔(만둣국), 유탸오(꽈배기와 비슷한 중국식 빵), 더우장(중국식 두유)을 주문해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왼쪽) 등과 식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중국인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을 방문해 식사하고, 중국인이 열광하는 한류 스타를 현지 행사에 초청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하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등을 돌린 중국 국민의 마음을 돌려놔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류스타 총출동

문 대통령 “어두운 과거 날려버리자”… 중국 마음 잡기 '안간힘'
문 대통령은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B홀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해 “굉음과 함께 어두운 과거는 날려버리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더욱 굳건하게, 맑은 향기로 채워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중국 양국 기업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수출 상담행사다.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 173곳, 중국 현지 바이어 500여 곳 등 총 67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무역과 경제 현장에 있는 여러분을 보면서 역시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에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 길도 친구와 함께 가면 힘들지 않다’는 말이 있고, ‘사업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되라’는 중국 속담도 있다”며 “오늘 행사가 여러분 모두가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 스타 배우 송혜교 씨와 아이돌 그룹 엑소가 초대됐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는 행사를 시작할 때 징을 친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징소리는 잡귀와 악운을 쫓는 뜻이 담겨 있다”며 한류 스타들과 ‘타징’ 행사를 했다.

이후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최 국빈 만찬에도 배우 송혜교 씨와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추자현 씨, 추씨의 남편이자 중국 배우인 우효광 씨를 한국 측 인사로 초대했다. 중국인에게 인기가 있는 한류 스타와 동행하면서 친근감을 한층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북핵 해법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사드와 북핵 해법과는 별개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FTA에서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식 아침 식사·모바일 결제

문 대통령은 이날 숙소 인근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인근 음식점 ‘용허셴장’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 노영민 주중 대사 부부와 아침 식사를 했다. 용허셴장은 1996년 문을 연 전통 중국 조식 전문점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인이 아침으로 즐겨 먹는 메뉴인 유탸오와 더우장을 먹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유탸오는 밀가루를 막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 사람들은 아침에 유탸오를 중국식 두유인 더우장에 적셔서 먹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내외는 베이징 시민 사이에서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는 등 중국 서민들의 아침 일상을 잠시나마 체험함으로써 마음으로 중국인에게 다가갈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중국에서 일상화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음식값을 치르며 날로 발전하는 중국의 핀테크산업도 체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사관 직원이 문 대통령에게 모바일 결제에 관해 설명했으며, 테이블 위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68위안(약 1만1200원)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손성태 기자/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