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바라 GM CEO
메리 바라 GM CEO
제너럴모터스(GM)가 수익성과 미래차 위주로 글로벌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한국GM의 유지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GM은 지난 4일 한국GM이 소속된 GM인터내셔널(GMI)과 남미 사업부를 내년부터 합친다고 발표했다. 형식적으로는 GMI가 남미를 흡수하는 형태지만, 새로 출범하는 GMI 대표를 배리 엥글 기존 남미부문 사장이 맡는 등 실질적으론 남미 사업부가 기타 지역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GMI는 한국 외에 인도 아프리카 호주 등 기타 시장을 관할해왔다. 이번 통합으로 GM의 글로벌 사업부는 북미, 중국, GMI로 재편된다. 기존 GMI와 남미는 모두 지난해 적자를 냈다.

GM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부활한 이후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 주도 아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2013년 말에는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2월에는 오펠·복스홀 등 유럽 자회사를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에 20억유로(약 2조6500억원)에 매각했다. 적자가 지속되는 유럽 사업을 유지하기보다 매각 자금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개발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GM의 유럽 철수로 연간 20만 대가량을 유럽에 수출하던 한국GM의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GM은 올 5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시장에서도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남아공의 기존 공장은 당분간 유지하되 차종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이 나지 않는 판매 사업은 접기로 한 것이다.

GM은 수익이 나지 않는 차종도 차례로 단종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전륜구동 대형 세단을 비롯한 6종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미래차와 고급차 부문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자율주행기술 기업 크루즈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자율주행차 센서 기업인 스트로브를 사들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