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파크 입주 시작… 마곡이 'LG도시'로
LG화학 등 8개 계열사 연구 인력 2만2000명
2020년까지 모두 입주
부동산 가격도 들썩…화곡동·김포까지 영향
◆마곡은 ‘LG 도시’
LG사이언스파크의 전체 16동 건물 중 6개 동이 완공되면서 LG전자 연구원 9000여 명이 지난 10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LG CNS 본사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등 그룹 8개 계열사 연구 인력이 입주한다.
축구장 24개를 합친 17만㎡ 부지에 연면적 111만㎡ 규모로 2020년 최종 완공되면 이곳에서 일하는 연구개발(R&D) 인력만 2만20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서로 다른 회사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융복합 R&D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LG CNS 본사 인력과 지원인력, 희성전자 및 아워홈 등 협력사 인력까지 합하면 마곡 업무지구에서 일할 16만 명 중 4만 명이 LG 관련 인력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김태형 마곡일등공인 이사는 “117개사가 입주할 마곡 업무지구에서 LG사이언스파크는 가장 크고 좋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에 미칠 경제 효과를 감안하면 마곡지구를 ‘LG 도시’라고 불러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LG도 지역 주민들에게 LG 사이언스파크를 개방했다. 주민들은 별도의 출입증 발급 없이 건물 바깥은 물론 로비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보안이 중요한 기업의 R&D센터가 건물 내부는 물론 부지 진입까지 엄격히 통제하는 것과 대조된다. LG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해 말 그대로 ‘파크(공원)’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서울 역삼동에 있는 LG아트센터도 마곡으로 옮겨온다. 부지 2만3000㎡, 연면적 1만5000㎡에 1500석 이상의 대규모 오페라 공연장, 소공연장 등을 갖춘 시설을 지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고, 올해 말 공사를 시작해 2020년 완공된다.
◆파급 효과는 김포까지
유동인구는 크게 늘었다.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평일 기준으로 1만4000명 정도이던 마곡역 이용자는 지난 10일 1만6728명, 11일 1만6756명으로 20%가량 늘었다. 출근길에 만난 한 LG전자 연구원은 “새 건물이라 시설은 좋지만 강동구에 있는 집에서 너무 멀다”며 “셔틀버스 탈 때부터 한숨이 나와 집을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근 부동산은 LG 사이언스파크 입주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마곡엠벨리 7단지의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5000만원 올라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오피스텔 월세도 전용면적 50㎡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5만원가량 올랐다.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R&D센터, 안산의 LG이노텍 R&D센터에서도 연구 인력이 옮겨오며 임대 수요가 치솟은 결과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지구 내 주택 공급이 1만2000가구에 불과해 LG 연구원들의 주거 수요를 감당하기 역부족”이라며 “인근 화곡동은 물론 김포 운양동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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