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회의실선 매일 3·6·9 게임?
“회의 준비됐나요. 먼저 3·6·9 게임 한판 합시다.”

서울 용산의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권영수 부회장과 각 부서 팀원 등 임원급 이하 직원들이 함께하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김없이 3·6·9 게임이 등장한다. 경직된 회의 분위기를 풀고,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유도하기 위한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 시간이다.

3·6·9 게임 중 세 번째 걸린 사람이 1만원의 벌금을 내고, 이를 모두 회사가 연말 불우이웃 등에 전달하는 사회공헌모금에 보태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이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보고하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보고 전 CEO와 함께 게임을 하면서 웃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생긴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2015년 12월 LG유플러스 CEO 취임 이후 사내 조직문화 개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2월에는 직원들의 복장 자율화를 선언했다. 직원 편의대로 캐주얼 정장, 청바지, 티셔츠를 입고 출근할 수 있다.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다.

스마트워킹 데이도 이 회사만의 차별화된 직원 복지확대 프로그램이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은 매월 둘째, 셋째주 수요일에 오후 5시 업무를 마치고 조기 퇴근한다. 밤 10시 이후 부하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금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권 부회장의 생각”이라며 “사내에 즐거운 직장팀을 두고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