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열흘 추석 연휴…정부·지자체, 뒤늦게 '손님 유치' 진땀
정부가 오는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9월30일(토요일)부터 한글날인 10월9일까지 열흘에 달하는 역대 최장 기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졌다. 정부는 이번 연휴를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부진한 내수 소비가 경제 성장세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 최장의 연휴가 뜻하지 않게 사상 최대 여행수지 적자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급감하고 있는데 출국자 수는 연일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어서다.

8일 한국은행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출국자 수는 23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늘었다. 이에 비해 한국을 찾은 입국자 수는 10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8% 급감했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3% 감소한 28만1000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7월 여행수지는 17억9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번 황금연휴에 출국자 수가 급증하면 여행수지 적자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각 여행사에선 황금연휴 기간 항공권과 해외여행 상품이 동난 상태다. 다급해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랴부랴 국내 관광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지만 해외 여행객의 발길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교수)은 “관광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와 취업 유발 효과가 커 내수 활성화 기여도도 높다”며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수요로 돌릴 수 있는 획기적인 내수 진작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