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140억원·서경배 회장 96억원…'상여금 덕'

국내 기업의 등기임원 가운데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사람이 작년보다 24%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별상여금을 받으면서 보수가 작년 상반기의 5배인 139억8천만원으로 늘었다.

20일 재벌닷컴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해 반기 보고서를 공시한 2천461개사(상장사 1천864개, 비상장사 597개)의 임원 보수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퇴직소득자 포함)은 29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의 237명보다 58명(24.5%)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중 10대 그룹 소속 임원은 88명으로 30%에 육박했다.

개인별로 보면 보수 규모 1위를 차지한 권오현 부회장은 목표·성과·장기성과 인센티브 50억원과 1회성 특별상여 및 복리후생비 80억원 등 총 139억8천만원을 받았다.

권 부회장의 작년 상반기 보수는 29억원이었다.

2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에서 총 96억3천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서 회장의 작년 상반기 보수는 7억9천8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상여금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27억8천500만원, 아모레퍼시픽에서 56억4천700만원을 각각 받으면서 보수가 크게 늘었다.

정연욱 전 경남에너지 회장은 퇴직금으로 52억6천만원을 받아 급여(9천700만원)와 상여금(7천300만원)까지 보수가 총 54억3천300만원으로 늘면서 보수 상위 3위를 차지했다.

4위인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 3월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받은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등 30억600만원을 포함해 보수가 총 52억8천700만원에 달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50억6천만원)과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50억5천만원)이 그 뒤를 이어 5위와 6위를 각각 차지했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49억5천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48억8천만원), 구본무 LG그룹 회장(43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41억2천만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0억원) 등 7명의 재벌 총수가 상위 7∼11위에 이름을 올렸다.

12위를 차지한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집행임원은 급여는 2억원대였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해 36억6천만원을 벌면서 반기 보수가 38억8천만원으로 늘었다.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챙긴 임원으로는 남기연 큐리언트 사장(24억원),이재원 HB테크놀리지 사장(20억원) 등도 있다.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을 대기업 집단별로 보면 SK그룹이 22명으로 가장 많고 LG그룹(18명), 삼성그룹(14명), GS그룹(11명) 순이었다.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소속 임원은 6명씩이었고 롯데그룹은 4명, NH농협그룹은 1명이었다.

현대중공업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이 1명도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