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에스라이프 사무총장
‘첨단자족도시(SiTi)’를 공급하는 에스라이프 재단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7’ 박람회에서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업무 협약 미팅 요청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첨단자족도시는 주거 단지 안에서 I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산업 기술이다. 베네수엘라 대사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해 만드는 자급자족도시가 남미 등의 여러 마을에 접목될 수 있다고 봤다”며 “대사관에 방문해 미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도 한국의 주거 환경 변화와 관련해 정부에 보고하고 싶다며 자료를 요청했다. 에스라이프 측은 해당 자료를 각국 언어로 번역해 송부할 예정이다. 박람회 3일간 외국 정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800명 정도 상담을 받았다.

첨단자족도시는 단지 내에 태양광 발전소, 풍력, 지열 등을 활용해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강물을 끌어와 물도 직접 공급한다. 또 유기성 폐기물을 연속 건조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쓰레기 처리 비용도 줄인다. 단지 내 협동조합 등도 만들어 자체적으로 일자리 환경도 조성된다. 현재 강원 춘천시 강촌 일대에 29만3700만㎡가 조성돼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내년 10월 입주 예정이다. 해당 박람회에서 1차 모집 50명 분을 모두 채웠다.

경남 함양(990만㎡)과 인천 영종도(89만1000㎡)에도 이를 활용한 도시를 계획 중이다. 재단 측은 “단지 내 공유 차량 시스템, 공동 취사 시스템을 만들어 주방 및 주차장 면적을 줄일 수 있어 분양가는 기존 단지보다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성훈 에스라이프 사무총장은 “해당 재단은 수익성 내려고 기술을 공급하는 게 아니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정보통신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만들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한글과컴퓨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부동산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에너지, IT, 부동산을 이해하는 전문가로 해당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총장은 “남미, 아프리카 등 노후한 도시에 수출한다면 건설 부문의 새로운 수익 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도시가 조성되면 발전소, 게스트하우스, 차량, 헬스케어 등 여러 산업이 쉽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발리 등 동남아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기 등 기초 생활자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기술이 해당 국가 발전의 답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통일이 됐을 때 사회 융합과 적응에도 이 기술이 필수적일 것이라 예견한다. 그는 “서독과 동독이 통일될 때는 지금 남한과 북한보다 경제력 격차가 훨씬 적었음에도 많은 내홍을 겪었다”며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북한의 노후한 전기·물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는 자급자족 도시가 사회 통합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