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이 17일 문을 열었다. 4층에 있는 키즈카페 ‘브릭 라이브’에서 아이들이 블록 놀이를 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이 17일 문을 열었다. 4층에 있는 키즈카페 ‘브릭 라이브’에서 아이들이 블록 놀이를 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백화점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할인 판매하는 ‘신세계 팩토리’, 신세계가 직접 고른 남성 패션 브랜드만 모아 판매하는 남성 편집숍 ‘스타필드 맨즈’, 다양한 장난감을 몇 시간 동안 놀아 본 뒤 구입할 수 있는 ‘토이킹덤 플레이’….

17일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이 문을 열었다. ‘쇼핑 테마파크’를 내세운 스타필드 고양은 신세계 팩토리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스타필드 하남의 부족한 점을 채웠다. 더 많이 체험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바꿨다. 1호점에 대해 “미흡했다”고 평가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날 고양점을 둘러본 뒤 “만족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쉬고 노는 데 초점…주차도 개선

정용진 야심작 스타필드 고양점 더 진화해서 돌아왔다
스타필드 고양은 편히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장난감 판매점 토이킹덤 옆에 3600㎡ 규모의 대형 놀이 공간인 토이킹덤 플레이를 조성했다. 미용실, 메디컬 스파, 필라테스 등 여성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뷰티 빌리지’도 새로 들였다. 남성을 위해선 실내 골프장 ‘데이골프’, 당구와 볼링 등을 할 수 있는 ‘펀시티’ 등을 도입했다. 쇼핑몰이지만 쉬고 놀고 먹는 공간을 약 30%나 뒀다.

이런 변화는 정 부회장의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그는 작년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두고 야구장, 놀이동산을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스타필드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체험하고, 즐기고, 쇼핑하며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하남점의 20% 가까운 공간을 수영장, 찜질방 같은 즐길 거리로 채웠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남점 주차 기록을 분석한 결과 평균 다섯 시간 안팎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으론 부족했다. 밥 한 끼 먹고 잠깐 둘러보다 집에 가는 사람이 많았다. 정 부회장은 “집에 가는 게 아까울 정도가 돼야 한다”며 고양점 구성을 바꿀 것을 지시했다.

주차 스트레스도 줄였다. 4500대 주차 공간을 지상과 지하에 고루 분산했다. 개장 초반 사람이 몰릴 것을 대비해 야외에 추가로 1100대 공간을 확보했다. 인근 지하철역(삼송역)과 연결된 마을버스도 3~5분 주기로 오가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했다. 지하철로 오면 음료수를 주는 등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했다. 주차 대란이 벌어진 하남점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정용진 야심작 스타필드 고양점 더 진화해서 돌아왔다
◆직구보다 싸게 파는 백화점 시도

쇼핑에서는 ‘실속’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시간만 보내지 않고 물건도 사게 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타필드 고양에 첫 오프프라이스 스토어(OPS)인 신세계팩토리스토어를 선보였다. OPS는 백화점이 유명 브랜드에서 직접 재고 물건을 사들인 뒤 50~70% 대폭 할인 판매하는 점포다. 미국 노드스트롬의 ‘랙’, 삭스피프스애비뉴의 ‘오프피프스’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팩토리스토어는 글로벌 패션 편집숍 ‘분더샵’과 자체브랜드(PB) 상품,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르마니 등 국내외 130여 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온라인몰, 해외 직구(직접구매) 등보다 더 싸게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신세계 상품기획자(MD)가 직접 브랜드를 고른 편집숍도 처음 선보였다. 16개 남성 패션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숍 ‘스타필드 맨즈’, 15개 브랜드의 아동 의류와 신발 등을 판매하는 편집숍 ‘스타필드 키즈’ 등이다. 스타필드를 개발한 신세계프라퍼티의 임영록 대표는 “고양점에서 연 6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며 “기존 하남점과 코엑스점을 합쳐 연매출 목표는 1조8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고양=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