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t Yellen, of California, President Barack Obama's nominee to become Federal Reserve Board chair, testifi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Thursday Nov. 14, 2013, before the Senate Banking Committee hearing on her nomination to succeed Ben Bernanke. (AP Photo/Jacquelyn Martin)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우리 생애동안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취임 이후 가장 대담한 예측을 내놨다.

옐런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니콜라스 스템 브리티시 아카데미 총장과의 대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은행 시스템이 매우 강해지고, 금융당국도 적절한 감독과 규제시스템을 갖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옐런 의장은 “올해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모두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심사)를 통과했다”며 “2008년에 발생한 것과 같은 또 다른 금융 위기는 우리 생애동안 없을 것(not likely in our lifetime)”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ed의 개입이 없었다면 금융위기는 (1929년 발생한) 대공황보다 더 나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의장은 이어 “글로벌 금융 위기로부터 많은 교훈을 배웠고 시스템 리스크를 막기 위해 더욱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긴축속도와 관련,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Fed가 보유하고 있는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축소도 예측가능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존 발언을 재확인했다.

월가에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시장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취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면서 Fed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행보에는 미국의 경제성장과 안정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깔려있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옐런 의장의 행보와 발언을 종합하며 내년 2월 임기 만료와 함께 Fed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며 “설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을 제안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옐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Fed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이날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 “금융시스템의 건전성과 복원력이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크게 개선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옐런 의장과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피셔 부의장은 그러나 “모든 위험을 제거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자기만족을 경고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