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에게 ‘욕설 상황극’을 지시한 교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정서학대) 혐의로 입건된 교사 A씨(49)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자신의 반 남학생 두 명을 교실 앞으로 나오게 해 서로에게 욕설하라고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아이들이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상대방으로부터 욕을 들을 경우 어떤 기분인지 직접 경험하고 느끼도록 해 앞으로 비속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진정서를 내는 등 강력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또 A씨가 동성애를 하면 성병에 걸리기 쉽다며 남성 간 애정행각을 하는 사진을 보여주거나 동성 간 성관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황당한 성교육까지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수업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입단속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용인교육지원청은 지난 2월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를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는지 수사해왔다. 경찰은 A씨가 학생들에게 동성애 사진을 보여준 데 대해서도 위법 여부를 검토했으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전문가들 의견을 참고해 교육 목적이며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문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전근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