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주가가 폭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들이 ‘멘붕(멘탈붕괴: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뜻의 속어)’에 빠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이후 신용융자 잔액(개인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이다.

엔씨소프트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7000원(-4.66%) 떨어진 34만8000원에 마감했다. 기관(341억원)과 외국인(161억원)이 집중 매도한 탓이다. 개인은 이날도 4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21일 출시한 ‘리니지M’에 게임 이용자가 아이템을 사고파는 거래소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뒤 크게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 관련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지난 19일 40만7500원이었던 주가는 3거래일 만에 14.6%나 떨어졌다.

이날 각종 주식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엔씨소프트 관련 문의가 빗발쳤다. 지난달 이후 5026억원가량을 순매수한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빚을 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이후 신용융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이다. 5월1일부터 6월21일까지 852억원가량 늘어 전체 잔액이 1608억원이 됐다. 신용융자로 산 주식은 일정 담보비율 밑으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반대매매(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가 시행될 수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매도’의견을 낸 CLSA가 대표적이다. CLSA는 “아이템 거래소 기능을 빼놓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익 기대치는 너무 높게 설정됐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도 ‘매수’에서 ‘유보’로 의견을 바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