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한국 대사를 초치해 비싼 휴대폰 가격을 따졌다는 가상·풍자 뉴스가 터키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초치는 항의 등을 위해 정부가 외교사절을 불러들이는 것을 말한다.

터키 인터넷 미디어 자이퉁은 삼성전자 터키법인이 갤럭시S8플러스 가격을 4999터키리라(약 162만원)로 발표하자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조윤수 주터키 한국대사를 초치했다는 풍자 기사를 올렸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조 대사를 불러놓고 “도대체 이 가격이 뭐요? 이건 소 한 마리 값이잖소!”라며 따졌다고 이 매체는 썼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인들이 가격을 욕하면서도 60개월 할부로 제품을 사려 한다는 것을 잘 아는 당신들이 우리 약점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경제 쿠데타’에 당할 만큼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자이퉁은 소개했다. 이 풍자 기사에는 갤럭시S8의 출시 당시 가격과 함께 심각한 표정의 한국대사 사진을 나란히 배치했다.

자이퉁의 기사는 스마트폰에 유독 세금을 많이 붙이고 있는 터키 정부를 꼬집은 내용이다. 터키에서는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합쳐 스마트폰 출고가의 40%가 넘는 금액이 세금으로 붙는다. 사치품에 붙는 특별소비세가 휴대폰에도 부과되기 때문이다.

자이퉁은 차우쇼을루 장관의 입을 빌려 “그래도 아이폰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아이폰이었다면 터키인들은 1만리라도 지급했을 것”이라고 풍자했다. 현재 갤럭시S8플러스 판매가는 4000터키리라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