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오면 벅벅 '무좀 가족' 안되려면…손발톱 균부터 잡으세요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평균 기온이 높고 폭염도 늘어날 전망이다. 무좀이 있는 환자는 질환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덥고 습기가 많은 계절에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무좀은 머리, 몸, 얼굴, 머리카락, 수염 등 다양한 부위에 피부사상균이 감염돼 발생한다.

여름 오면 벅벅 '무좀 가족' 안되려면…손발톱 균부터 잡으세요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손발톱 무좀이다. 양말이나 신발 등을 신어 가릴 수 있고 통증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손발톱 무좀을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손발톱 모양이 심하게 변형될 수 있고 다른 인체부위 등으로 전염될 수 있다. 가족 등에게 무좀균을 옮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발톱 무좀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알아봤다.

병원 찾는 환자만 120만 명

손발톱 무좀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한 해 120만 명 정도다. 하지만 병원을 찾지 않고 증상을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가 많다. 실제 환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발톱 무좀은 쉽게 완치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다. 환자의 25~40% 정도는 치료에 실패한다. 손발톱 무좀이 있으면 변색과 변형 등 외적 문제뿐 아니라 손발톱 자체의 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손발톱의 피부사상균이 다른 중증질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게 전염되면 합병증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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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원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톱 무좀은 통증이 있는 환자가 드물고 신발, 양말 등을 신으면 가려지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손발톱 무좀을 방치하면 다른 곳으로 무좀균을 옮기는 감염원이 된다”고 했다. 그는 “곰팡이 균이 있기 때문에 발 무좀으로 번질 수 있고 발 무좀을 치료하더라도 손발톱 무좀을 그대로 두면 균이 계속 공급된다”며 “아빠가 부인, 자녀 등에게 옮길 수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 등이 손주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꼭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손발톱 무좀은 환자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통해 전염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쉽게 옮는다.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진균 감염에 취약해 쉽게 감염된다. 무좀이 있는 가족과 발수건 등을 공유해선 안된다. 목욕탕,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육안으로는 질환 판단 어려워

손발톱 무좀은 균의 침범 형태와 증상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손발톱 옆과 바깥쪽에서 무좀이 시작해 손발톱 바닥이 흰색, 황갈색, 노란색 등으로 변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손발톱이 광택을 잃고 벗겨진다. 손발톱이 두꺼워지거나 표면이 거칠어지고 전체적으로 부스러지는 증상이 있다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단순히 눈으로 봤을 때 손발톱 색깔이나 형태가 변했다고 해서 손발톱 무좀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손발톱 무좀의 대표 증상인 손발톱의 변형, 탈색, 분리, 각질화 등은 외상이나 건선, 편평태선, 종양, 혈관질환, 염증성 질환 등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손발톱 무좀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전문의를 통해 현미경검사, 진균배양검사, 조직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손발톱 무좀은 환자가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손발톱의 상태가 어떤지, 감염체 유형이 어떤지 등을 고려해 진단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고 치료법을 찾으면 안 된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톱 박리, 오목현상 등 염증성 질환이나 진균 외에 다른 세균 감염인데도 무좀으로 오인해 오랫동안 무좀 치료를 하는 환자도 많다”며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거나 증상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꾸준히 치료해야 완치 가능

손발톱 무좀으로 진단되면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완치까지 꾸준히 오랫동안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무좀의 유형과 중증도, 환자 특성 등을 고려해 알맞은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손발톱이 완전히 새로 자라나야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손톱은 6개월, 발톱은 12개월 정도 걸린다.

손발톱 무좀 치료제는 크게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나뉜다. 국내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먹는 약은 말초 혈관을 따라 감염된 손발톱에 도달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간 기능장애, 위장관 장애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약을 먹을 때는 술을 먹지 말아야 하고 간에 무리를 주는 다른 약이나 고지혈증약 등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국내에서는 플루코나졸(화이자의 디푸르칸), 이트라코나졸(얀센의 스포라녹스), 테르비나핀(노바티스의 라미실) 성분의 약이 주로 사용된다.

환자들이 편리하게 바를 수 있는 외용제도 있다. 손발톱 무좀 부위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간에 무리를 주지 않고 다른 약을 먹는 데에도 지장이 없다. 하지만 장기간 치료해야 하고 효과가 먹는 약보다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부 제품은 손발톱 무좀이 있는 부분을 사포질한 뒤 발라야 한다. 시클로피록스(메나리니의 풀케어), 아모롤핀(갈더마의 로세릴) 성분의 약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약도 출시됐다. 바르는 약의 치료 효과를 먹는 약 수준으로 개선했다. 에피나코나졸(동아에스티의 주블리아) 성분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북미 지역과 일본에 출시돼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양원 교수는 “먹는 약의 치료 효과가 70% 정도인데 바르는 약도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환자들의 치료 선택폭이 넓어졌다”며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고 간에 무리를 준다는 편견 때문에 치료를 등한시하는 환자가 많지만 먹는 약에 육박하는 치료 효과를 가진 바르는 약도 나왔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양원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