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가운데)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오른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코드제로 A9’ 등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가운데)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오른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코드제로 A9’ 등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혁신적인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청소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12일 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모터 성능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가 공개한 제품은 일자형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과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T9’이다. LG전자가 세 가지 청소기 제품을 동시에 내놓은 것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LG전자 관계자들은 “세탁기부터 시작해 수십년간 갈고닦은 모터 기술이 청소기 신제품에 집약됐다”고 강조했다.

진공청소기의 빨아들이는 힘을 결정짓는 모터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무선청소기에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똑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모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출력과 사용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터 크기에 따라 청소기 전체의 크기와 무게도 결정된다. 들고 사용할 일이 많은 일자형 무선청소기에서는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에 LG전자가 내놓은 코드제로 청소기 모터는 2014년 1세대 코드제로 제품보다 부피는 72%, 무게는 60% 줄었다. 모터 크기가 작아지면 공기를 빨아들이는 회전날개의 지름도 줄어들어 흡입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코드제로 청소기들의 흡입력은 오히려 기존 제품 대비 2~20배까지 향상됐다. 회전 날개가 돌아가는 속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코드제로 A9에 들어가는 P9 모터는 초당 1900회 이상 회전한다. 이전 제품보다 세 배가량 빠르다.

LG전자는 3년간의 제품 개발 기간 중 2년 이상을 모터에 집중했다. LG전자 모터연구실은 2014년부터 청소기 개발팀과 협업해 무선청소기 전용 모터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가전업체는 제품 개발과 품질 검증에 많은 비용이 드는 모터를 외부에서 구입해 쓴다. 반면 LG전자는 외환위기 등으로 회사가 어려울 때도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글로벌 경쟁업체 중 가장 큰 모터개발 조직을 구축했다.

무선청소기는 지난해 기준 140억달러 규모인 세계 청소기 시장의 30%를 차지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20%에 달한다. LG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발판으로 무선청소기 시장 1위인 영국의 다이슨과 본격적으로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출력은 물론 디자인에서도 다이슨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달 시장에 나오는 코드제로 A9의 출고가는 89만~129만원이다. 코드제로 T9은 다음달, 코드제로 R9은 8월부터 판매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