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블랙스완' 된 미국 감세안
미국 정부가 내놓은 감세안의 처리 실패가 올해 글로벌 경제의 ‘블랙스완’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경기부양책의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를 충격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1일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블랙스완으로 미 정부의 세제개편안 무산(30%)을 꼽았다. 이어 △유럽의 정책 불확실성 충격(25%) △급격한 자산가격 재조정(15%) △중국 경제 경착륙(15%) 등을 들었다. ‘검은색 백조’를 뜻하는 블랙스완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이벤트를 뜻한다.

보고서는 애초 유럽연합(EU)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유럽의 정책 리스크를 가능성이 가장 큰 블랙스완으로 봤다. 하지만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중도 성향 에마뉘엘 마크롱의 당선으로 ‘안전하게’ 끝나면서 확률이 낮아졌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획기적인 감세 계획이 포함된 세제개편안 처리 무산이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감세안이 의회를 통과되지 못할 확률을 30%로 전망한 뒤 재정 확대마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중국 정부의 연이은 정책 실패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을 지적하면서 두 가지 요인이 겹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국의 최신 지역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중앙은행(Fed) 베이지북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주의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서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수주간 성장이 정체 또는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도 미약하며 강력한 고용과 투자 확대 기대도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9월로 예상되는 다음 번 인상 시기는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