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주유로 1400㎞ 운항…2억짜리 경비행기 타볼까
개인용 항공기로 지방 출장을 다니고 주말 레저를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일까. 고급 수입차 가격의 2인승 경항공기가 등장했다. 가격이 2억원 수준인 이 항공기는 오는 10월부터 일반에 판매된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한 ‘2017 국토교통기술대전’이 2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국토교통기술대전은 도시, 건축, 도로, 수자원, 철도, 물류, 항공 등 국토교통 분야 연구개발(R&D) 성과와 첨단 신기술을 선보이는 국토부의 주요 연례행사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히트상품’은 단연 경항공기였다. (주)베셀과 건국대 연구단이 공동 개발한 이 항공기(KLA-100·사진)는 길이 6.3m, 높이 2.6m의 초미니 항공기다. 통상 훈련용으로 이용하는 4인용 세스나 경비행기와 달리 레저용으로 개발됐다. 최대 비행시간은 6시간, 최대 항속거리는 1400㎞로 한 번 주유(130L)하면 한반도 상공을 둘러볼 수 있다. 최대 이륙중량은 600㎏ 정도로 가벼워 비상시에는 항공기 자체에서 낙하산이 펼쳐진다.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 길이도 약 200~300m로 짧다. 축구장 두 개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뜨고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준형 베셀 부장은 “이미 선주문 4대가 들어왔고 내년까지 50여 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착륙은 물론 비행 교육과 항공기 보관, 정비가 가능한 시설을 짓기 위해 전국 곳곳의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이나 가스 등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제로에너지주택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짓고 있는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주택(121가구)은 단열 시공, 지열·태양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등을 갖춰 기존 주택(도시가스·지역난방)에 비해 최대 80%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손은정 명지대 제로에너지건축센터 연구원은 “2025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은 제로에너지 방식으로 지어지게 된다”며 “올해 말께 노원구 시범 주택 입주 이후 에너지 절감 효과에 대한 실증이 되면 향후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컨테이너 박스처럼 생긴 ‘이동식 오토바이 검사소’도 선보였다. 오토바이 특성상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검사소가 직접 해당 지역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다. 교통안전공단은 오는 9월까지 대도시와 도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행사에서는 자율주행차,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교량구조물 진단, 무선충전 전기버스, 해수 담수화 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첨단 신기술이 대거 전시됐다. 기술대전은 26일까지며, 입장은 무료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