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부터)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14일 베이징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베이징타스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부터)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14일 베이징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베이징타스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판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베이징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다.

■ 체크포인트

‘중국판 마셜플랜’ 으로 불리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해보자.

베이징서 ‘일대일로 포럼’ 열려

시 주석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처음으로 일대일로 포럼을 제안했다. 다보스포럼 개막 연설에서 “보호주의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 안에 가두는 것과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노선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중국이 세계화의 수호자가 될 것임을 자처했다.

일대일로 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등 130여 개국의 고위 인사 1500여 명이 참석했다.

45분간 이어진 개막연설에서 시 주석은 중국이 국제사회를 이끌어나가겠다는 자신감을 숨김없이 표출했다. 그는 “인류 사회는 큰 변화와 조정의 시대를 맞았고 도전이 빈발하는 시대에 놓여 있다”며 “일대일로를 통해 평화, 번영, 개방, 창신, 문명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00억위안 규모의 일대일로 기금을 추가로 조성해 주변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2014년 말 400억달러(약 45조1600억원) 규모의 일대일로 기금을 조성했다.

중국 중심 경제공동체 건설 야심

일대일로 구상은 시 주석이 취임 첫해인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 제기했고, 2015년 3월 보아오포럼에서 세부안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은 △교통·에너지 인프라 건설 △역내 자유무역지구 확대 △지역 내 통화스와프와 위안화 결제 확대 등이다. 중국은 시 주석이 일대일로 구상을 제창한 이후 관련 지역 투자를 본격화했다. 일대일로 관련 지역에 대한 중국 기업의 직접 투자는 작년까지 500억달러(약 56조25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영향력 확대 견제하는 서구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주변국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의 분야에서 중국 내 공급 과잉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고속철 원자력발전 등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이 처음 일대일로 구상을 공개했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중국판 마셜플랜’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부흥 계획인 마셜플랜을 계기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한 것을 중국이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김동윤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