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정종철
'사람이 좋다' 정종철
‘옥동자’, ‘골목대장 마빡이’의 주인공 개그맨 정종철이 '옥주부'로 변신한 사연이 공개됐다.

정종철은 30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아내를 대신해
집안 청소와 주방 일은 물론 집안 소품마다 이름표를 붙여서 정리하는 면모를 과시했다.

아내 황규림 씨는 "칼질이나 청소, 집안일은 저보다 훨씬 낫다"면서 "저를 배려하고 집안을 도와준다. 주부로서 집안일을 하는 남편에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150점이다"라고 자랑했다.

사실 누구보다 가부장적인 남자였던 정종철이 이처럼 180도 바뀌게 된 이유는 아내 규림 씨 때문이다.

7년 전, 셋째 임신 이후 우울증을 앓게 된 규림 씨는 100kg 가까이 몸무게가 늘고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는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남편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종철 당시 오히려 아내에게 밖에서 사람 좀 만나라며 모진 말로 나무랐고, 부부 사이에 대화조차 단절됐다. 결국 규림 씨는 삶의 끈을 놓을 생각으로 유서까지 작성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아내의 곁을 지켰다. 퇴근 후 자신을 기다려 주는 것이 가족뿐이라는 해답을 찾은 그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한다.

아내와 둘만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오붓한 티타임은 그가 하루 일과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정종철은 "제가 너무 철이 없었다. 개인적이고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 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남자였다"고 밝혔다.

황규림 씨는 "당시 남편한테 제가 1순위가 아닌 것 같았고, 부부 사이를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그 이후로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까 저도 다시 마음을 열게 됐다"고 심경을 전했다.

최근 새로운 도전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정종철은 개그맨으로서는 설 자리를 잃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방식으로 무대에 오를 준비 중이다. 개그맨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당시, 개인기로 내세웠던 비트박스를 활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인과 비슷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비트박스 그룹 ‘비트 파이터’를 결성해 지난해에는 ‘비트 파이터’의 이름으로 첫 번째 정식 앨범까지 발매하는등 제2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