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가 일제히 개선되고 있다. 수출에서 시작된 온기가 생산, 투자, 소비를 거쳐 고용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비자심리지수 등 경기 인식도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월간 수출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도 작년 11월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늘자 자연스럽게 생산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전(全) 산업생산은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늘었다. 2월엔 0.4% 감소했지만 1월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컸다. 공장 가동이 늘어나니 재고는 줄고 설비투자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3월 취업자 수 증가폭도 15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꽉 닫혔던 지갑도 열리고 있다.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2% 증가하며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자 경기에 대한 인식도 ‘낙관론’으로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내놓은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6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탄핵정국의 불확실성,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잦아들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들은 잇달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신중론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예상보다 지표가 나아졌을 뿐이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판단하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