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50주년 맞은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빅데이터로 관리…세계인 사랑받는 산·바다 만들 것"
“우리나라만큼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립공원은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북한산은 세계에서 면적 대비 탐방객이 가장 많습니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61·사진)이 즐겨 찾는 산은 북한산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살고 있어 여름철엔 아침 일찍 북한산에 들렀다가 출근하기도 한다. 박 이사장은 “한국 국립공원은 연 4500만명의 내외국인이 방문할 만큼 우리 일상과 가까이 있다”며 “접근성이 뛰어나 평균 3~4시간씩 이동해야 하는 해외에선 매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립공원이 도입된 지 50주년 되는 해다. 지리산이 1967년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작년에 추가된 태백산까지 총 22곳의 국립공원이 있다. 다도해해상과 한려해상 등 바다도 속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내 유일의 공원관리 기관으로, 한라산을 제외한 21곳의 국립공원을 관리한다.

박 이사장은 2013년 9월 취임 후 탐방객 안전을 줄곧 강조해왔다. 취임 직후부터 2400여명의 직원 전원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도록 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고가 자주 나는 지점마다 공단 직원이 대기하도록 시스템도 마련했다. 덕분에 2013년 21명에 이르던 사망자가 작년 14명으로 줄었다. 그는 “지난 주말에도 북한산에서 심정지를 일으킨 일본인 40대 남성을 우리 직원이 3분 만에 응급처치해 구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립공원의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물다양성협약(CBD), 나고야의정서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그는 “국립공원의 가장 큰 역점 사업은 멸종위기생물종 복원”이라며 “공단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소백산 여우 등 다양한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13년 29마리였던 반달가슴곰을 현재 45마리까지 늘린 건 세계적인 성공 사례라고 덧붙였다. 공단 종복원기술원과 철새연구센터 등에 석·박사 연구인력 200여명이 있다.

역할에 맞게 조직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자연공원법에 포함됐던 국립공원관리공단법이 분리돼 다음달 30일부터 사업 영역이 훨씬 넓어진다. ‘관리 사각지대’인 도립·군립공원을 위탁 관리할 수 있고 전문성을 활용한 수익사업도 가능해진다. 지난주엔 서울 공덕동에 있던 본사를 20년 만에 강원 원주혁신도시로 옮겼다. 박 이사장은 “공단법이 나뉘면서 국립공원뿐 아니라 다른 보호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국립공원을 묻자 선뜻 고르지 못했다. 박 이사장은 “한국은 산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사시사철 변화한다”며 “모든 국립공원이 좋다”고 했다. 봄철 추천 여행지로는 “5월 중순엔 소백산 철쭉을 꼭 보라”고 했다. 또 “다도해국립공원 내 하얀 바위섬으로 이뤄진 여수 백도는 평생 잊지 못할 감명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